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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수험생 울리는 일부 토익 어휘집
[시민기자]수험생 울리는 일부 토익 어휘집
  • 부종일 시민기자
  • 승인 2005.11.24 0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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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점과 직결된다'는 어휘는 고교수능 수준

시중 서점가에는 토익 관련 서적들이 즐비하다. 토익 고득점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은 수험영어 공부를 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

토익 관련 코너에 어휘집은 매년마다 새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지만 내용은 과거의 책들과 대동소이하다. 책값만 수험생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호주머니를 털어 책을 산 수험생들은 자신이 책의 '봉'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결국 영어공부를 포기하게 되고 그제야 비로소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N사에서 발간한 토익 관련 서적.

책의 광고 문구는 화려하다. "토익에 잘 나오는 어휘는 따로있다!".

속을 들여다 보면 총 17장으로 구분해 놓아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제목만 그럴싸할 뿐 내용은 호박에 줄긋는 격으로 내용은 한참 부실하다.

# 이름 팔아 돈버는 얄팍한 상술

일례로 첫번째 장에 수록된 비지니스.마케팅 장을 보면 첫단어가 생뚱맡게 "action"이다. 제주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책은 내용으로 승부해야 한다."면서 "유명저자와 출판사 사이의 검은 커넥션이 부실한 책들을 양산해내고 있을 것"이라며 일침을 놨다.

다음으로 이 책이 수험생들의 어휘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비판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은 어휘 수준이 너무 낮고 어휘수가 적다는 점이다. 책은 앞표지가 아니라 뒷표지에서 말한다. "TOEIC 900점에 직결되는 단어.숙어 총집합!"이라고.

어휘책에 수록된 총 어휘가 1천8백 단어에도 못 미친다. 보통의 어휘집에 수록된 단어는 2만2천에서 3만3천단어가 게재되어 있다. 결국 책은 토익시험을 쉽게 느끼게 만드는 암시를 제공하게 되어 수험생들은 어휘공부를 쉽게 여겨 막상 시험장에서 낭패를 보게 되는 셈.

책을 만드는 당사자들은 안 사면 그만 아니냐고 항변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고모양(J대.2년)은 "책은 사라고 만든 것이니까 책을 이렇게 무성의하게 만들면 안된다."고 쏘아붙였다.

# '사람'단어 설명에 '파이프'사진

그러나 이 책 역시 장점도 있다. 사진과 삽화가 그것. 고모군은 "대부분의 페이지마다 수록된 그림들을 볼 때마다 입시 중압감에 억눌린 수험생들을 위로해 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책은 '빈약한 어휘를 보충하기 위해 수록한 것'이라는 비판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예를 들면 'plumber'라는 단어에 '연관공'이라는 단어해석이 나와 있고 바로 옆에 사진이 있다. 그런데 사진이 '사람'사진이 아니고 엉뚱하게 '파이프'사진이 붙어 있다.

또 하나 요즘 수험영어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은 '테이프별매'. 어휘책을 팔면서 테이프까지 사라고 하는 것은 좀 지나치다는 것이 학원가의 목소리다. 제주시에서 영어 강사를 하는 김모(38)씨는 "영어 발음은 연음되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만 들어서는 토익 리스닝 파트 성적향상에 그다지 큰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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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05-11-24 13:16:27
어떤책인지 이 기사에서 예를 든 것을 사진으로 올렸으면 좋았을텐데
영 알 수가 없군요. 진짜로 그런건지 안 그런건지 알수 없어
이 기사를 신뢰하지 못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