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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체 투기족에 '클린하우스가 울어요'
얌체 투기족에 '클린하우스가 울어요'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6.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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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사라지지 않는 쓰레기 불법 투기, 도대체 왜?

쓰레기 수거와 재활용품의 분리수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장소에 상차식 쓰레기 수거함과 비가림 시설 등을 설치한 생활쓰레기 선진배출시스템인 '클린하우스 제도'가 시행된지 3년이 돼가고 있으나 아직도 일부 비양심적인 시민들의 쓰레기 불법투기가 이뤄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2일 오후 4시, 제주시 연동의 한 주택가의 골목길에는 한쪽 구석에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다.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겨있는 쓰레기도 있었으나 대부분이 일반 봉투에 쌓여 버려져 있었다. 그 중에는 스티로폼과 종이류, 플라스틱 같은 분리수거용품도 섞여있었으며,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도 함께 버려져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이날 하루종일 후덥지근한 날씨에 의해 썩어가고 있어 심한 악취와 함께 파리와 개미와 같은 벌래들이 들끓고 있다.

이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런 쓰레기 무단투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쓰레기가 버려지는 지역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홍모 씨(43, 여)는 "쓰레기가 없는 날이 없을 정도"라며 무단투기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홍 씨는 "아침에 가게문을 열기 위해 나와보면 쓰레기가 항상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심지어 심할 때에는 가게의 앞에도 쓰레기가 쌓여있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가 쌓이는 곳은 예전 클린하우스가 만들어 지기 전 쓰레기를 내놓던 곳인데 클린하우스가 설치된 후에도 계속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쓰레기가 버려지는 곳은 시내 주택가에 위치한 도로로 반경 50m 지점에 클린하우스가 2개소나 설치돼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으나 쓰레기 불법투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단속과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시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개선이 불가능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클린하우스가 아닌 지점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제주시에서 수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연동 사무소에서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며 "수거한 쓰레기를 조사해 투기자를 적발, 과태료를 부과하고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연동에는 123개소의 클린하우스가 설치돼 있으며 쓰레기 수거함만 설치된 곳도 30개소에 이르는 등 총 153개의 쓰레기 수거시설이 설치돼 있어 더이상은 클린하우스를 추가로 설치할 장소가 없다.

특히, 쓰레기 무단투기가 상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 지역은 위치상 클린하우스가 설치될 수 없어 행정상의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어렵다.

제주시 관계자는 "만약 클린하우스가 설치된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클린하우스 시행 3년째 접어들어서도 끊이지 않는 쓰레기 무단투기. 클린하우스를 곳곳에 확대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시민의식 개선도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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