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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 '버림받은 도민' 어디로 가야하나
[우리의 주장] '버림받은 도민' 어디로 가야하나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11.11 20:33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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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되지 못한 '버림받은 도민'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화려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제주특별자치도가 결국 '선택받은 도민'을 위해 민의에 등을 돌렸다.

11일 오후 3시 제주시 민속관광타운 탐라극장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 공청회'는 지방자치 역사에 새로운 오점을 남겼다.

그것도 민주주의가 한층 무르익고, 민선 지방자치시대 10년을 넘긴 시점에서 터져나온 이날의 사태는 한마디로 상식 이하의 '폭거'나 다름없었다.

민의는 철저히 차단됐고, '선택받지 못한 도민'들은 울부짓었다.

#'선택받은 도민'과 '버림받은 도민'

어떠한 형용사로 이날의 사태를 표현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이날 공청회(公聽會)는 공청회가 아니었다. 의견을 듣기 위한 본연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이, 의견개진을 원천봉쇄하며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될법한 얘기인가.

상황은 오전부터 이뤄졌다. 경찰이 공청회장 출입구를 전면 봉쇄한 것이다. 처음에는 현수막이나 피켓 등 시위용품의 행사장내 반입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이해했다. 그러나 얼마없어 단순히 시위용품의 반입금지 차원의 봉쇄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오후 2시, 철통같이 봉쇄한 경찰의 틈바구니 속에 '진행'이라는 리본을 부착한 공무원들이 '아는 얼굴'을 찾아내고 그 속에서도 다시 선택해 '뒷문'을 통해 장내로 입장시켰다.

고개를 절레절레하면 '퇴짜', 손가락으로 가리킴을 받은 사람만이 입장이 허용됐다.

그것도 주 출입구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결혼식 피로연장을 돌아 '뒷문'으로 말이다. 그것도 들어가면서 신분증 확인이 이뤄졌다. 그야말로 '인간검열대'가 따로 없었다.

공무원들과 안면이 없는 도민들은 외면당했다. 언론사 취재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일부 취재진은 공무원의 안내를 받아 역시 '뒷문'으로 들어갔다. 공청회가 시작된 후에도 입장하지 못한 지정토론자도 있었다.

#공권력에 압살당한 '민의'

공청회가 끝난 오후 5시까지 행사장 주변은 철통같이 봉쇄됐다. 울부짓는 시민, 거세게 항의하는 시민, 가슴을 두드리며 개탄하는 시민, 그러나 제주도청 공무원들과 경찰은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조소의 눈길만 보냈다.

'관제 공청회'도 이런 공청회가 어디 있을까. 제주도정이 '제주도민'에게 노골적으로 등을 돌린 것이다. '도민의견 수렴'이 공권력에 의해 완전히 압살당했다.

암울했던 군사독재정권시절에도 이런 공청회는 없었을 법 하다.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때에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공무원인 김재선 공무원노조 제주본부장은 이 상황을 지켜보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공무원 노동자로서 가슴이 여미어집니다. 오늘의 제주도정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공청회장 주변을 지켜본 많은 시민들도 이에 격렬히 항의했다. 결국 성난 시민들은 제주도청으로 몰려가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물러나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사상 초유의 폭거나 다름없는 공청회를 '무사히' 끝낸 제주도정은 여전히 '선량한 도민'에 등을 돌리려 하고 있다.

#'독선'과 '오만', 제주도정 백배사죄해야

제주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며 혁신을 외쳐대는 제주도정의 본모습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개탄스럽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를 추진하겠다는 제주도와 국무총리실의 마인드가 고작 이것이란 말인가.

우리는 오늘 사태를 지켜보면서 제주도정에 크나 큰 실망을 금치 못한다. 이는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만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제주도정은 '공청회'가 무슨 뜻인지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독선'과 '오만'으로 '민중탄압'의 횡포를 자행한 제주도당국은 이번 공청회 사태에 대해 제주도민에게 백배사죄해야 한다.

#버림받은 도민,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이제 누가 '제주도정'을 믿고 제주도정의 정책방향으로 따라갈 것인가. '선택받은 도민'들만 이끌고 나갈 셈인가.

제주특별자치도가 아무리 훌륭한 정책적 내용을 담고 있으면 뭘하는가.  제주의 미래를 위해,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를 추진하겠다는 기본적 취지가 모두 허구였음을 스스로 보였줬는데, 앞으로 어떻게 도민을 설득하려는가. 

또한 이러한 '오점'을 남기며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을 통과시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제주도정의 작태를 지켜보면서, 실로 부끄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버림받아 갈 곳없어 헤매일 도민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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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 2005-11-14 16:53:31
기가차고 메가차고 순사가 칼을차고,
똥낀놈이 성낸다드니
너희 단체들이 도민들에게 버림받았지.
제발 도민을 팔지마라.
너희들이 개판쳐놓았잖아.

안티미디어제주에게 2005-11-12 12:30:35
제주경찰을 뭘로 보고
제주경찰이 호구냐
막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데
공대위가 설친다고 그것조차 못막을까

40년 살면서 공청회 선별입장이란 건 첨이다.
넌 가보기라도 했서 글쓰냐
도민들이 무슨 인간검열대냐
공청회 출입하는데
소속 신분 밝히고 사전에 내정된 사람이 아니면 출입도 안되고
아님 당신은 공무원이라서 미리 비표받고들어가 있었냐

그럼 공청회는 왜 했냐
그냥 때려치지
아서라
시간나면
김태환 지사님
내일 온다니 공항가서 마중이냐 나가렴

아래 안티에게 2005-11-12 12:28:46
하나의 정책에 대해 찬성 반대가 있는건 당연한거 아니냐.

에이펙 회의할때 미국같은 나라에서도 밖에서는 거센 항의시위를 벌이는 것 안봤나.

엔지오에서 시위하고 항의하는것또한 당연한것 아니냐.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해야지, 반대의견을 가진 내쫓는 공청회가 어디있나.

시민사회단체 회원 가로막은 건 좋다고 치자.

그런데 일반시민들 선별해서 개구멍으로 들여보내는 한심한 작태는 뭐냐.

또 공청회장에 들어간 사람들 중에서도 정부의견에 반하는 의견 개진한 사람은 가차없이 내쫓는 행태는 또 뭔가.

김태환 제주도정이 '폭군'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디ㅏ.

안티미디어제주야 정신차려라

안티미디어제주 2005-11-12 10:47:57
지난9일에 이어 이번공청회도 실력저지로 무산시키겠다고 기자회견까지 하는데 바보가 아니고서야 공청회장출입을 허용할 바보가 어디있을까?

왕짜증 2005-11-11 23:56:46
도지사는 오늘과 같은 사태를 보고 받아 다 알고 있겠지?

정말이지 도백으로서 이정도로 밖에 공청회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는지 묻고싶네요.

그 지겁이 어떠튼간에 무슨 일을 하든지가네 도민은 도미니지요...

도민 공청회라면 도민공청회를 해야죠..

정말 짜증나서 글 더 못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