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3:47 (금)
“친절한 안내에 재치 있는 입담까지…”
“친절한 안내에 재치 있는 입담까지…”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01.20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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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란여행사 최봉희 관광가이드

역시 프로였다.  생기가 넘쳤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의 열정은 체감온도가 영하로 뚝 떨어진 겨울 추위를 잠시나마 잊게 했다. 문주란여행사에서 관광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최봉희씨(31.여). 1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내내 그의 얼굴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코너에는 최씨를 칭찬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다. 지난해만도 칭찬 주인공으로 7차례 이름을 올렸다. 하나같이 최씨의 친절한 안내와 배려 덕분에 제주여행이 즐겁고 행복했다는 내용이다.

“35명의 일행이 지난해 12월 8일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모두가 피곤한 탓에 짧은 잠을 청하려 했지요. 하지만 최봉희 가이드님이 마이크를 잡는 순간 우리는 잠의 세계로 빠질 수 없었습니다. 배가 아프고 숨이 막힐 정도로 뛰어난 그녀의 입담에 일행 모두가 그녀에게 제압당했지요. 너무 감동받아 그녀를 칭찬하고 싶습니다.”(최정원씨)

“친절한 안내와 배려로 인해 저희 충북지역 학생들이 편안하고 즐겁고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이 됐습니다. 관광가이드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도 말끔히 씻었습니다.

관광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항상 노력하는 최봉희 언니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문정숙씨).

관광가이드 경력 15년차인 최씨는 베테랑 안내원답게 ‘최고의 가이드’임을 자부한다.

이런 그에게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인기 비결인 셈이다. 관광안내를 하면서 3분마다 한 번씩 웃게 만들고 하루에 한 번씩 눈물을 쏙 뺄 정도로 웃음을 선사한다는 것. 때문에 그와 만난 관광객들은 늘 웃음을 달고 다닌다.

그냥 쉬는 법도 없단다. 풍선을 터트리며 게임을 하거나 율동을 하며 자투리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관광지에 들어서면 친절한 설명에 재치 있는 입담까지 더해져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관광객들이 매료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항상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게 중요합니다. ‘최고의 가이드’가 되기 위해선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하구요. 가이드라는 직업이 제 적성에 맞는가 봐요.”(웃음)

이런 그에게도 시련의 시간은 있었다.

사실 그는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랐다. 그러던 1985년 서울 문항공여행사에 입사, 관광가이드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제주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5년 전 무작정 제주로 향했다.

하지만 제주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고단함의 연속이었다.

주위에선 ‘육지 사람’이라며 방 조차 내주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일거리도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실력을 키워 최고의 관광가이드로 우뚝 서겠다고….”

배드민턴과 오름 동호회에 가입해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레크레이션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제주에 정착한 지 6개월만에 지금의 문주란여행사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요즘 그는 관광가이드로서 최고의 주가를 올린다. 여행 일정들로 빼곡이 적힌 그의 수첩이 이를 말해준다.

“이렇게 바쁜 시간을 보낼 날도 얼마남지 않은 듯해요. 길게 잡아 5년 남짓. 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제주관광 홍보역할을 톡톡히 할 거예요. 자기계발도 열심할 거구요. 그래야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지요.”
하지만 제주관광 최일선에서 노력하는 관광가이드들의 처우는 열악하기만 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가이드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단체여행객이 크게 줄면서 덩달아 가이드들이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지요. 주변에선 노력한 것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근로 조건이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는 반증이지요.”

현재 그는 310여명의 관광가이드들로 구성된 ‘제주관광을 사랑하는 여성들의 모임’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행 오기 전 서로가 다퉈 토라진 모습으로 제주를 찾은 고객이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 환한 표정으로 제주공항을 빠져나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최씨.

다시 태어나도 관광가이드가 되고 싶다는 그의 얼굴에서 제주관광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제주관광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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