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시장님, 꽃 심는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죠!"
"시장님, 꽃 심는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죠!"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4.09 12: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취재파일] 시민복지타운 활용 방침에 대한 소고

"시민복지타운을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구역별로 계절에 맞는 다양한 꽃밭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8일 제주시청 기자실을 방문한 강택상 제주시장이 한 말이다. 강 시장은 이날 기자실에 자료 하나를 들고 성큼성큼 오더니, 시민복지타운의 활용방안에 대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강 시장은 우선 시민복지타운을 시민의 쉼터공간으로 활용해 나가겠다며 시민복지타운 공간 총 18구역(15만4700㎡)에 꽃밭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겨울철에는 메밀꽃을 중심으로 제주 야생화를 구역별로 나눠 식재하는 등 4계절 꽃이 아름다운 명소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강 시장의 활용방안은 최근 시민복지타운에 넘실거리는 노란 유채꽃 물결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많은 현 상황을 고려해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 자리에 있던 일부 기자들도 강 시장에게 꽃밭을 조성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지 활용 방안을 제시해야 될 것이 아니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강 시장은 재빨리 "꽃밭조성은 단기적인 대책일 뿐,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수습했다.

그동안 시민복지타운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 왔다. 지난 2002년 10월 1일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시작으로 총 사업비 1283억원이 투입돼 4년만인 2006년 12월 30일 43만㎡ 면적의 시민복지타운이 만들어졌지만, 상당수 토지들이 빈 땅으로 놀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은 이 부지에 노란 유채꽃이 출렁거리고 있지만...

어쨋든 현 제주시청사 이전부지를 비롯해 시민복지타운내 토지들에 대한 마땅한 활용방안이 없어, 이부분은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당시 시청사 이전을 전제로 준주거 용지를 분양받은 토지주들이 많았는데, 군 통합 등으로 제주시 청사 이전이 불투명해지자, 제주시청사 이전계획을 믿고 분양을 받은 토지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전화인터뷰를 한 한 토지주는 "토지수용법에 따르면,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수용했을 경우, 5년동안 그 목적에 맞게 수용되지 않으면 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목적에 맞게 수용되지 않을 경우, 2011년에는 소송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익사업의 목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매입한 부지를 아무런 대책없이 빈 땅으로 놀리고 있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 대안으로 유채꽃을 보러 시민복지타운에 오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꽃밭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경박한 정책에 불과할 뿐이다.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이 공간이 활용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물론, 사실상 제주시장에게 시청 이전계획에 따른 결정권이 없지만, 이에대한 뚜렷한 대책이나 방향은 제

시하는 것이 그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제주시장이 "난 결정권이 없어요"라고 말하면, 할말은 없지만...

제주시청 이전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대해 제주시는 제주시청 이전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대답했다. 이렇든 저렇든 어쨋거나 제주시청사의 계획은 불투명하다.

그래서 모두가 답답할 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질질 끌다 낭패를 보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도민들은 확실한 대답과 확실한 활용방안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의 한사람 2009-04-10 08:23:12
박소정 기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