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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조창, "직접 불러봐야 좋은줄 알아~"
[기획]시조창, "직접 불러봐야 좋은줄 알아~"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09.28 09:2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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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문화양식 불구 '쇠퇴'...제8회 경창대회 계기 다시 '붐' 예고

빠른것에만 익숙해져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못할 것 같은 시조창에 흠뻑 빠져 지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조성윤 제주대학교 교수(사회학과)도 그 중에 한사람이다. 1년전부터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만큼 물이 올랐다.

그는 지난 25일 제주민속관광타운 탐라극장에서 열린 제8회 전국시조가사가곡경창대회에서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조창을 하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서양음악에만 익숙해져가는 젊은층에게 시조창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말하고 싶다고 한다.

#제주, 유배인들에 의해 남겨진 문화양식

시조는 다른 장르보다 가장 오랜 생명력과 가장 풍성한 유산을 남견준 문학양식으로 평가된다.

시조창이 제주에서 언제부터 불려져 왔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없지만 현재는 강종화씨에 의해서 평시조 '한산섬 달밝은 밤에'와 가사를 엮어서 만든 '영주십경', 그리고 사설시조 '영주십이경', '어화청춘' 등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역사적인 기록에 의하면 제주도에 유배된 문신과 무인들이 시조를 남긴 기록이 적혀있다.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가 조사한 북제주군의 비지정문화재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광해군때 동원 정온, 숙종때 야당 류혁연, 북헌 김춘택, 영조때 조관빈 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배인들은 유배 적거지에서 기약없는 생활의 고통, 자탄, 군충, 보은 등을 시조창으로 노래했다. 유배인들이 유배지에서의 삶을 시조에 투영시켜 부르기 시작한것이 제주 시조문화 형성의 단초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이형상의 탐라순력도에 따르면 한라산을 바라보며 글을 읽는다는 호연금서가 기록됐다

또  용연에 배를 띄워 노는 병담범주의 배 위에서 시조를 읊었으리라 예상되는 부분이 적혀있고 지방관리들의 회연이었던 귤림풍악에서도 시조창을 했으리라 짐작되는 대목이 기록돼있다.

탐라지 기록에서도 홍중징이 유수암리에서 감시회를 조직해 시창을 한 기록이 있고 성읍에서는 절기마다 노인 잔치를 베풀어 유생과 판관들이 시창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해방이후 북제주군 지역은 몇몇 지역의 향교를 중심으로 가단이 형성돼 시창이 불려졌고 특히 애월읍 지역을 중심으로 번창해 일제의 탄압으로 끊길 위험에 있었으나 애월읍 납읍리의 진희백씨와 장전리 강태화, 고남로씨가 그 맥을 이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950년 경에는 광령리 김영훈씨, 상가리 변이찬씨, 곽지리 박창희씨를 중심으로 시조붐이 일었고 1980년대부터는 강종화(75)씨에 의해 시조창이 유전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조성윤 교수, "서양식 음악교육에 묻혀 배울 기회조차 없어"

조성윤 교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전통음계를 배울 기회가 없기때문에 시조창이 젊은층에게 소외된다고 말한다.

서양식 음계로 음악교육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빠른것만을 추구하는 사회적 인식때문에 시조창을 배우기 꺼려한다는 거다.

그러나 조 교수는 최근들어 시조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인듯, "시조를 창작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지만 시조창은 다 잊어버리고 있다"고 말한다.

시조는 학생들에게 국어과목을 통해서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인식을 하고있지만 시조창, 그러니까 전통음계로 시조를 노래하는 것은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조 교수는 시조창을 하다보면 마음의 여유도 갖게 되고 서양음계가 아닌 전통음계를 배움으로서 음악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조창은 배워서 직접 불러봐야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고 장담했다.

#강종화 선생, "제주 시조창은 사투리 특색으로 낮은음 안돼"

지난 제8회 전국시조가사가곡경창대회를 준비한 강종화(75) 제8회 전국남녀시조가사가곡경창대회 집행위원장은 서양문물이 무분별하게 유입돼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서양문물을 자체적으로 걸러낼수있는 능력이 부족해져 결국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이 위태롭게 된다는 것이다.

강종화 선생은 제주의 시조창이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제주의 시조창은 제주사투리로 인해서 음을 내리지 못해 낮은음 처리가 불가능하며 박자가 짧아 1박이 3초반 정도가 된다고 한다.

또 제주의 시조창은 모음이 흐리고 초장과 중장이 끝날 때 박을 전부 채우지 않고 여유 없이 짧게 끝내버리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에 강종화 선생은 직접 자신이 '제주제'라고 이름을 붙여놓았다. 전라도는 완제, 충청도는 내포제라고 불려진다고 한다.

강종화 선생은 어려서부터 시조창을 배워오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30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조창을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 강종화 선생은 시조창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는 물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참가 어린이, "랩이나 댄스음악, 시조창도 다 좋아요"

25일 대회에 참가한 한 어린이는 초등학교 내에서 시조창을 배운다고 했다. 학교에서 특별교육시간을 통해서 시조창을 부르게 되면서 어렵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혼자 시조창을 배우다가 지금은 친구들까지 다같이 배우고 있어요"

처음에는 친구들을 억지로 데려가 시조창을 배우게 했다는 이 어린이는 대회에서 안타깝게 우승은 놓쳤지만 전통적인 것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좋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배우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랩이나 댄스음악, 시조창도 다 좋아요"

이날  대회에는 물메초등학교 11명, 북촌초등학교 16명, 장전초등학교 7명의 어린이가 열띤 경연을 벌였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어린 초등학생부터 나이많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자리가 됐다. 그러나 젊은 대학생층은 찾아 볼수 없었다.

조성윤 교수는 젊은층에서 시조창을 부르고 관심을 가져야 시조창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시조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향유층이 늘어나야 다음 세대에 남겨줄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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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16:51:29
조 선생님이 시조창 했다는 뉴스도 그렇고...

재밌네요...

미됴제주 열쉬미...잘 하고 있어요 ~~~~!!

와. 2005-09-28 10:40:45
교수님이 시조창을.다 하시네요..와..

독자 2005-09-28 10:00:21
솔직히 관심은 없지만 시조창을 고나심 불러모으려는 시도가 좋네요.
김기자님 건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