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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에 재탕 삼탕 '해외 나들이'..."배째라"
경제 한파에 재탕 삼탕 '해외 나들이'..."배째라"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11.28 13: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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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제주도, 해군기지 주민갈등 해소 '해외시찰' 계획
도의회 군사기지특위 이어 '외유바람' 비난 불구 '배짱'

올해 2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군사기지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마련해 준 예산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시찰에 나섰다가 호된 질책을 받았던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 상반기에 비슷한 내용의 해외시찰을 또다시 계획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따른 세부사업계획을 통해, 내년 상반기 중 6박7일 일정으로 '주민갈등 해소관련 해외 선진지 시찰'이란 타이틀로 미국 또는 유럽지역 시찰을 하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지난 9월11일 정부에서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세계적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육성.결정함에 따라, 해외 선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견학해 벤치마킹하고, 이 결과를 서귀포시에서 추진 중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주변지역 종합발전계획 수립용역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참가 대상은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지역주민 15명 내외며, 이에따른 예산은 5000만원을 계상했다.

그런데 이같은 제주도의 계획은 사회갈등을 대화와 적극적 행정행위로 풀어나가려 하기 보다는, 해외시찰이란 명목으로 갈등해결에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미국의 해군기지 시찰은 지난 태풍 '나리' 때 김태환 제주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다녀온 바 있고, 유럽시찰의 경우에도 제주도에서 지원한 예산으로 올해 도의회 군사기지 특위가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에 또다시 재탕 삼탕으로 '해외 나들이' 계획을 세운 것은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올해 제주도가 해군기지 시찰명목으로 집행한 돈은 도의회 군사기지특위 위원들에게 지출한 3800만원을 비롯해 90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이번 시찰명분을 '주민갈등'을 내세웠지만, 올해 제2회 추경안에 단 한번도 갈등조정 역할을 하지 않던 느닷없이 사회협약위원회가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배우겠다며 유럽시찰 예산으로 4000만원을 계상했던 사례도 있어, 이번 시찰명분인 '주민갈등'은 지난 사회협약위의 '사회갈등'과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아직까지 제주도는 따가운 도민 눈총을 의식해 사회협약위의 유럽시찰 비용 4000만원을 집행하지 않고 있는데, 유럽시찰계획이 취소됐다면 이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 조차 설명이 없다.

이에따라 이번 제주도의 해군기지 갈등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한 해외 나들이 계획은 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도의 이러한 '해외 나들이'의 계획을 하고 있는 28일 현재, 제주도청 앞에는 지난 여름부터 해군기지 철회를 요구하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의 '1인 릴레이 시위'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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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2008-11-28 23:55:16
돈 없어서 여행은 커녕 내일이 두려운 사람도 있는데 특정자리를 이용해 여행갈 수 있다면, 없는 이 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질 듯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