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장애인의 성을 이야기한다
장애인의 성을 이야기한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09.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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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화제 본선진출작 '핑크팰리스'예심위원 영화평]

이 영화를 보면서 작년 신문기사가 생각났다.

한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을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자신의 아름다운 몸(실제는 인간의 성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던 사진은 단순히 몸은 나타낸 것이 아닌 인간의 기본욕구인 성적 욕구를 표현한 매개였을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지 말라는 당연한 말을 하면서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구분하며 살아가는 나에게는 작은 충격을 준 기사였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른 것이 없고 단지 불편할 뿐이라는 생각은 그저 겉모습만을 보면서 알았던 내용이 아니었는지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인간에서 성은 우리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만큼의 기본욕구이다. 그 욕구는 나이에 상관없이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물론 장애 여부에도 상관없다.

이 영화에서는 장애인의 입하는 성과 그들의 성생활이 그려진다.

 원하는 욕구는 모두 아름다운 사랑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랑은 어떤 노력을 해서라죽기 전에 총각딱지(?)를 떼어야 한다며 무작정 길을 나서는 이.

그의 출발도 가는 여정도 쉽지 않았기에 어머니조차 떠남을 반대하지만 그는 모든 만류를 뿌리치고 간다.

길을 떠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그는 끝까지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노력 끝에 그에게 돌아온 건 자신에게 주어지는 현실만 남게 된다.

원했던 일도, 사람들의 관심도 전혀 받지 못한 채 다시금 되돌아와야만 했던 것이다. 반면 그를 바라보는 눈을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물음표를 던진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건 인간의 욕구를 잘 모르는 어리석은 시선일지 모른다.

장애인 부부의 원만한 결혼 생활을 위한 노력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모든 부부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해야 하듯이 장애인부부에서도 그 노력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성생활에서는 서로의 자극과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하고 마음이 있을 때 만이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건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진리인 것이다.

장애인들의 입을 통해 말하는 성. '성에 대해 알고 있을까?' 라는 의문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그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이 하던 이야기 그대로인 것이다. 다르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 영화는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얼굴이 다르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신체가 다르다고 인간이라는 큰 범주에서 다시 나눌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은 인간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 있고 사회라는 굴레 속에서 살고 있으며 그들의도 이루고 싶을 만큼 가치 있는 것이다.

[이 글은   양연숙 (사회복지사 ) 제4회 제주영화제 예심위원이 작성한 영화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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