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화친절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종전에 비해 매우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1분기 조사때는 100점 만점에 89.8점이었나, 2분기 때는 90.5점, 3분기에서는 90.3점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사업소를 포함한 제주도청과 읍.면.동 근무 직원 47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문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민원인을 가장한 전화조사 방법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는 최초 수신상태, 응대태도, 끝맺음 태도 등 9개 분야에 대해 평가됐다.
제주도는 그동안 전화친절도 강화를 위해 내부교육 강화와 부서별 BSC 성과지표 반영, 전화 응대 친절.불친절 사례 접수창구 개설 등 공직사회 불친절 행태를 쇄신하고 공무원의 친절 마인드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최초 수신상태, 응대태도 등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와 같은 끝맺음 인사는 아직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에 대한 자체교육을 강화하여, 공무원의 친절마인드를 더욱더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 도민들의 체감도 그럴까. 실제 민원이 있어 전화를 했던 사람들은 이같은 조사결과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번 조사를 담당했던 자치행정부서 공무원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물론 대다수 공무원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주요 부서의 공무원의 경우에도 전화응대 태도는 아직도 '수준' 이하의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도정 현황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연결된 전화를 받은 공무원의 경우 최초 수신상태에서부터 응대태도, 끝맺음은 그리 썩 달갑지 않다.
한 시민단체 회원은 "전화를 처음 받은 사람이 해당직원이 아니었을 경우 매우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는 반면, 담당공무원으로 전화를 돌리겠다며 돌린 후부터는 말투부터 달라진다"고 말했다. 시민 부모씨(42)는 "전화가 한번 연결된 후, 2번에 걸쳐 바꾸고 바꾸고 해서 담당공무원에게 연결됐는데 듣기좋은 질문에는 시원스럽게 답을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물음에는 지나치게 짜증을 내곤 한다"고 말했다.
'왜 전화를 했느냐'는 듯 퉁명스럽고 짜증스러운 말투가 여전히 앞선다는 지적도 있다. 전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목소리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상대의 지위에 따라 목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비위를 상하게 했다가 욕설을 들었다는 이도 있다. 실제 자치행정 부서의 모 사무관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잘못 받았다는 이유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어 구설수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부서 직원들도 아니고, 전화친절도 향상을 위한 업무를 추진하는 부서지원들이 스스로 전화응대태도를 개선하지 못하면서, 애꿎은 행정시와 사업소, 읍.면.동 공무원들에게만 '친절하라'고 강요하는 현실.
그 속에서 전화친절도의 평가는 과연 타당한 신뢰성을 갖고 있을까. 민원인을 가장하여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조사를 했다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닥친 문제에 대해 정말 필요한 답을 들어야 하는 '애타는 민원인'들이 받는 전화응대태도와, 단지 조사를 위해 질문을 하는 리서치기관의 질문이 같을 수 있을까.
그런 실제와 '가장'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조사결과의 오차는 얼마나 될지,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껏 고무된 제주도당국의 브리핑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예의이고 기본이거늘 이름 안밝히는 것 기본.
말 바꾸기는 예사. 늑장 처리는 또... 울분이 난다.
자기네가 시민들 위에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이번 달 초 쯤인가에도 한판 했었는데,
너무너무 불친절하고,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