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9 14:44 (금)
우물 안 ‘짝퉁’ 개구리가 될 것인가
우물 안 ‘짝퉁’ 개구리가 될 것인가
  • 고민범
  • 승인 2008.10.09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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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민범 제주상공회의소 특허지원컨설턴트

국제자유도시, 특별자치도, 천해의 자연환경,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이것은 제주라는 이름 앞․뒤에 붙여지는 미사여구들이다. 이러한 말들이 지금의 나에게는 그리 와 닿지 않는다.

9월 24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한국노총과 제주상공회의소의가 주관한 노사협력 시찰단에 참여하게 된 필자는 인천이란 도시에 대한 아주 허술한 정보만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 탑승한 버스 안에서 인천의 바깥풍경을 감상하며 약간의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마음속에선 제주에 대한 경이로움은 피어올랐다. 물론 이 생각은 반나절이 지나기도 전에 사그러 들기 시작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란 말은 신문이나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듣는다. 듣고 읽은 것만 가지고 송도일대를 시찰한 필자는 순간 몸이 얼어붙는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너무나 정확히 들어 맞는 순간이었다.

개발규모 약 200㎢의 개발지구(송도, 영종, 청라지구)에 유치되는 시설은 대단했다. 현재 세워진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지구를 이어주는 L자모양의 인천 대교를 비롯하여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의 대학 R&D 센터, 골프장, 국제학교, 국제병원, 비즈니스센터, 151층 규모의 인천타워, 첨단 바이오단지, 컨벤시아, 테크노파크 등 모두 나열하는 것 조차 힘든 정도의 엄청난 투자유치지구가 조성되어있었으며 더군다나 그곳의 대부분이 매립지란 사실에 또 한번 감탄했다.

동행하는 110여명의 시찰 참석자들 역시 머릿속이 같아보였다.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반대쪽 뇌에서는 우리가 하려는 것을 카피해서 멋들어지게 포장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우리가 할 일을 먼저 선점하였다. 한마디로 제주 국제자유도시를 모방한 ‘짝퉁’이 명품화 되고 있었다.

인천을 떠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리의 위치는 어디인지 우물안 개구리처럼 좁은 식견을 가지고 사는건 아닌지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 정말로 홍콩이나 하와이인지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갔다. 앞서 말한 제주를 포장하는 미사여구가 과연 우리에게 맞는 어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송도를 빠져 나올 쯔음 우리의 현실과 한계가 어디인지 되뇌어 짚어보게 됐다. 과연 우리가 이보다 낳은 명품 도시를 건설할 수 있을까 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산지천을 밴지마킹하여 청계천을 만들었다는 말은 제주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말이다. 우리는 그것을 자랑스러워했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이는 당사자인 우리뿐이며 우리는 원조도 아니고 명품도 아닌 짝퉁으로 인식되고 있을지 모른다.

대한민국에서 명품은 하나만 존재한다. 명품을 만들려면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정성과 시간을 쏟아 붓기도 전에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사태를 걱정하며 현재완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명품은 만든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잘 팔리는 명품은 열애 하나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하나를 만들어 하나가 명품이 될거라 생각하는지 아님 그 필요성을 인지 못하는지 계속 뇌민(惱悶) 상태다.

누구는 해 놓은게 너무 많아 자랑하며 홍보하는 판국에 누구는 해야할게 너무 많은데 시간만 까먹고 앉아 있다. 먼저 만들어 놓아도 짝퉁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이는 방관하고 어떤이는 열을 올리며 등돌려 외면하고 있다. 이렇게 지체 할 만큼 우리 스스로가 여유로운 것인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으며 이미 뒤로 저만치 물러나 있는 듯 하다.

모든 일에 있어 성공과 실패는 분명히 나뉜다.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사전 계획단계에 있어서 충분한 검토와 고민은 당연하다. 하지만 과하면 아니한만 못 한 것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계획단계에 머물러 왔다. 현 사안들의 시작점은 55만 도민의 합심을 이끌어 내는 것에서 시작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대를 위한 소의 희생도 감수해야 하며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필히 없어야한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 없다면 현재에 만족하면 되나 그 순간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시점이다.

제주도민의 단합된 의지와 능력을 보여줄 시기가 도래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풀기위해 필요한 선 조치는 돈도 시간도 아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하나의 뜻과 행동이며 제주도민은 그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합심(合心) 가장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디어제주>

<고민범 제주상공회의소 특허지원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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