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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와 영리병원
특별자치도와 영리병원
  • 왕옥보
  • 승인 2008.07.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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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왕옥보 제주보건소장

요즘 우리 제주사회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들 중 하나는 영리병원일 것이다. 의료분야는 전문적이기도 하고 또 정보도 부족해서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가 어려운 분야일 뿐만 아니라 보험제도, 의료체계, 거기에다 경제 분야 까지 총망라되니 여러 의견들에 대해 선뜻 판단이 안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 시행 하려는 제도의 명칭이 영리병원이다 보니 그동안 우리나라의 병원들은 영리행위를 하지 않은 건가 하는 의문 또한 드는 것이 사실이다.

영리병원이라는 개념은 병원이 순수하게 비영리적 목적으로 설립되어 사회 공익을 위해 운영되는 병원들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이런 비영리병원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명칭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잘 반영한 단어는 아닌듯하다. 영리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 제도의 본뜻은 그동안 허용하지 않던 의사들의 영리행위를 새로 허용해 주겠다는 뜻이 아니고 의료에 자본의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지금도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병원 개설자인 의사가 건물을 마련하고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등 자본이 투입된다. 하지만 이 자본의 대부분은 자기 돈이거나 은행 등을 통해 차입한 돈으로 의사들이 이자를 물어야 하는 돈이다. 하지만 영리병원은 다른 사람들의 투자를 통해서 병원 건립 및 시설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제도이다. 영리병원의 본뜻은 누구든지 병원에 투자를 허용하겠다는 투자 개방형 병원을 의미한다.

이러한 투자 개방형 병원의 특징은 무엇보다 병원의 규모화가 이루어지기 쉽다. 기존의 병원들은 병원설립이나 확장이 필요할 때는 그동안 벌어뒀던 돈이나 은행을 통해 차입하는 방식이 전부이지만 투자개방형 병원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된다. 뿐만 아니라 투자를 통해 병원의 장비나 시설들이 더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병원 경영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동안 의료계는 의사들 외에는 진입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합리화되지 못한 면들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를 통해 의료에 진입장벽이 없어지면 경쟁적 환경을 통해 새로운 경영기법들이 도입되고 가격경쟁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수익다변화 등 조금 더 합리적인 구조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영리병원제도는 관광과 교육 의료와 청정 1차 산업 그리고 이와 연관된 첨단산업의 육성을 통해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에게는 유리한 제도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자본의 유입이 쉬워지고 외국이나 타 지역의 환자를 유치를 위해 새로운 경영방식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며 육지를 포함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설립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료기관들은 다양한 개인의 의료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또한 지역의 고용효과도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의료서비스는 제조업에 비해 고용창출효과가 3.3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인력이 고용되는 분야이다. (취업유발계수 제조업 4.9명, 의료서비스 16.3명)

이제 조금만 눈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자. 의료서비스 산업을 이야기할 때마다 들먹이는 태국과 싱가포르는 제쳐두고라도 우리가 최고의 고객으로 예상하고 있는 중국을 보자. 거대한 규모의 상하이 의료특구는 아예 비교조차 안 되니 논외로 하더라도 영리병원, 특히 우리나라 병원들과 손잡은 영리병원들을 살펴보자. 이미 상하이에만도 우리나라 기업이나 병원과 합작 또는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설립한 영리병원의 숫자가 30개를 넘어선다고 한다. 이러한 병원들이 우리나라의 의료기술로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차별된 서비스를 가지고 우리에게 손짓한다면 역으로 우리가 그곳으로 가게 되지 않겠는가?

제주특별자치도는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는 단순히 물류나 자본만이 자유롭게 흘러 다니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주거하면서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도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이러한 도시를 이루는 데는 의료 또한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의료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의료기관은 우리에게는 필수적인 요소다. <미디어제주>

<왕옥보 제주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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