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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인류 불행하게 만드는 도깨비 방망이인가
석유, 인류 불행하게 만드는 도깨비 방망이인가
  • 지병오 상임논설위원
  • 승인 2008.07.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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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오의 미디어칼럼]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정책 필요

1973년과 1978년 2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은 기성세대들은 세계경제가 엄청난 홍역을 치룬 오일쇼크의 악몽을 기억할 것이다. 에너지절약을 국가적 차원에서 강제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채 실업자 신세가 돼 자살을 하고 노숙자가 되고 공원과 등산길에서 할 일 없이 헤매이는 낭인이 됐다.

1.2차 오일쇼크 당시 석유값은 배럴당 몇 달러 수준으로 1년사이 4-5배로 폭등했지만 2008년 석유값은 몇 달러가 아닌 100달러에서 150달러가 되는 엄청난 숫자다. 상상하기 힘든 가격상승으로 세계경제가 동반 하락하면서 석유산유국들은 매일 10억 오일달러가 들어오기때문에 달러를 주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지구촌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현상이다.

현재 석유 200년 역사상 최대의 '호황'이라고 한다. 석유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다. 인류를 풍요롭게 하던 석유가 이제 인류를 불행하게 만드는 도깨비 방망이가 돼 오로지 석유자원에 의존한 지구촌을 멸망으로 이르게 할 불길한 조짐이 아닌지 불안하다.

지구촌을 위협하는 석유의 공포는 고유가만이 아니라 온난화의 원인이기도한 화석연료며 현재와 같은 소비 형태로는 50년이면 바닥이 날 유한자원이기도 하다.

석유는 중동 여러 국가와 러시아 중국 미국 등의 땅큰 나라에서만 생산되는 자원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으로 지금처럼 배럴당 140-150불이면 1300-1500달러를 석유수입비용으로 지불하는 엄청난 위협을 받게 된다고 한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핸드폰 등을 개미처럼 팔아 석유를 사는데 다 써버리는 초라한 무역대국의 성적표가 될지 모른다. 한때 포항 앞바다에서 산유국의 꿈을 키우던 대륙붕 시추작업이 국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져버린 지 오래다.

세계최고의 시추선기술과 선박 대국인 대한민국이 '에너지빈국'이라는데, 1.2차 '오일쇼크'이후 40년간 무엇을 했단 말인가? 우리와 똑같은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은 지금 조용하다, 왜 그럴까? 해답은 철저한 준비를 통한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정책' 이었다.

전 세계의 석유자원을 미리미리 확보했으며 신재생에너지를 국가사업으로 펼쳤고 소비절약형 에너지 설비 신기술을 개발했다. 또, 자가용차량을 억제하고 완벽한 대중교통으로 유류소비를 개선했으며 출퇴근용 차량을 억제시키는 교통정책으로 국민들의 유류소비를 크게 줄임으로써 고유가시대에도 전혀 부담이 없는 자연스런 일상을 준비한 것이다.

참으로 부럽고 부끄러운 국가전략이다. 오일쇼크에 가장 취약한 한국이 오일쇼크에 가장무방비였다는 이대통령의 지적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그나마 다행이다.

근검절약과 인적자원이 자랑인 대한민국이다. 전쟁의 페허와 보릿고개 1.2차오일쇼크 IMF위기도 극복한 대한민국이다. '우린 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허리띠를 졸라 메고 다시 뛰자.

석유없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소개한 KBS의 환경스페셜(7월16일)을 보았다. 과학인재를 양성할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시기이다. 서울공대생이 포항공대생이 의학전문.법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세태다. 의대법대를 선호하듯 이공계를 선호하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의사변호사처럼 신분이 보장되는 이공계전문 대학원을 만들어 연간 5000명씩만 과학인재를 양성하자.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한사람의 기술자가 1만명을 먹여 살릴수 있다고 했다. 국가는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을 구분하고 이공계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자. 개별기업과 연구소에서 추진하고 있는 분야에 국가가 전폭적 지원을 해야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유가 서민대책으로 10조원의 큰돈을 1000만명에게 기만원씩 푼돈으로 나누어준다고 했다. 차라리 국가전략으로 과학기술 신산업에 선택과 집중으로 사용하길 바란다. 푼돈 몇푼이 대한민국의 국가전략사업을 일으키는데 쓰인다면 장담컨대 반대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티끌모아 태산'이라 했는데 태산을 허물어서 티끌을 만들겠다는 관료는 안된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의 경제팀은 '올드보이'다. <미디어제주>

<지병오 미디어제주 상임논설위원/ 독자권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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