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영화얘기를 좀 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다. 종교영화에 그다지 많은 관심은 없으나 보통의 남성들과 같이 액션이 가미된 종교영화는 상당히 많이 섭렵한 편이다. 이런 영화류에서는 여지없이 절대 선과 절대 악을 등장시켜 신에 대한 또는 인간을 초월한 자에 대한 이상을 그리게 되며, 각 개인 본성이 가지는 절대 가치에 대한 인식의 차이 및 현실세계와 다른 이상세계로 인하여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CEO 입장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선택의 기준은 당연히 이윤이 발생할 것인지 여부일 것이며, 한편 각 개인의 판단에 대한 결정 기준은 그 당사자의 이익일 공산이 크며, 이와 동일 선상으로 제주도 내에서 행정의 정책을 결정하는 절대가치 기준은 전체 도민의 이익인 공익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전체 도민의 입장에서는 이익이 되는 것이 곧바로 모든 도민에게 이익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든 구성원이 혜택을 평등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은 많이 하여 보았지만, 그런 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한다면 나는 아마 현재의 일보다도 종교영화를 만드는 것에 매진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가끔 자위하여 본다.
작년에 ‘제주지역 고용의 질적향상을 위한 과제’란 제목으로 토론회의 주제발표를 한 바 있었다. 발표의 주된 내용은 제주지역 경제구조의 농업, 관광서비스업 편중('07 기준 취업자수 97.2%)에 따른 영세 산업구조를 설명하면서, 이로 인하여 제주지역 근로자의 임금수준이 전국 최저 임금수준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상시적 일자리보다 수시적 일자리가 왜 주된 고용양태인지에 대하여 개인적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해결방안으로 내세운 주된 대안이 외부 투자기업 유치였으며, 이때 외부 투자기업 유치에 대하여 예를 든 것이 우물에 돌을 던지는 상황이었다. 개인적 의견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감을 표시한 것 때문에 지면에 자신있게 그 논리를 적어본다.
'제주도라는 고용적으로 정체되고 혼탁한 우물을 정화시키기 위하여는 우물 자체적으로 무엇을 하기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외부의 충격이 있어야 합니다. 제주지역은 혈연, 지연, 학연이 얽혀있어 동종 직종의 임금 수준은 수년째 정체되어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낮은 임금 비용으로 인하여 저임금 소규모 사업장이 무수히 양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조건이 우수하며 다수를 고용할 수 있는 외부 투자유치 기업이라는 돌을 계속 우물에 던져놓아 인위적으로 물결을 일으켜야 하며, 그러한 반복적 노력으로 제주지역 고용시장에 경쟁을 일으켜야 한다’라는 요지로 결론을 맺은 바 있다.
현재 도정은 제3단계 제도개선의 핵심사항인 국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허용 필요성을 두고 각계 각층에 대하여 그 필요성에 대하여 여론을 결집하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 비적용, 의료비 급등, 공공의료 체계의 붕괴 등 도민 다수가 근거없이 막연히 우려하는 부분에 대하여 사전 방지할 수 있는 법률 시스템 구축부분에 주안점을 두어 홍보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필자는 국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에 따라, 의사 위주의 독과점 형태가 열린 산업구조로 개편됨에 따른 경쟁체제의 도입으로 도민 다수가 저렴한 가격으로 현재보다 나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이에 더 나아가 고용의 양과 질 측면에서 국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을 바라보도록 하자.
고용의 양 측면에서 본다면, 병원은 서비스업중에서 호텔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인력 다수 고용사업장이다. 도내 대규모 병원만을 보더라도 병원당 상시 근로자수가 200명을 초과하며, 따라서 도내 일정 구역에 세워지는 영리병원이 이에 못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제주지역에 미치는 고용창출 효과가 상당할 것이며, 도는 이에 대하여 직․간접적 고용유발 효과가 5,193명으로 밝히고 있다.
고용의 질 측면에서 보도록 하자. 도내 병원의 임금수준에 비하여 육지 병원의 임금 수준은 높은 편이며, 따라서 이들 영리법인이 도내에 의료기관을 설립하고자 하면 임금 등 근로조건의 기준은 동 법인 산하 타 의료기관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므로, 따라서 동 영리법인의 임금수준은 제주지역 타 병원의 임금수준도 동반 상승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밝힌 바 있듯이 어떠한 정책이라도 모든 도민이 이익을 보는 정책은 없을 것이다. 국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 허용만을 두고 보더라도 경쟁의 심화로 경쟁력이 없는 병원은 상당히 어려울 듯 하다. 그러나 국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 허용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의료서비스가 진전이 될 수 있고, 그리고 제주지역 고용시장에 질과 양 측면으로 파랑을 일으킬 수 있는 돌이 될 수 있다면 제주 도민 다수에게 이익일 될 것으로 기대하여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본다.
<임홍철 / 제주특별자치도 종합고용지원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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