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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을 것이지만..."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을 것이지만..."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6.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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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군사기지 특위 '마지막 회의'

"의원 활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게 이번 군사기지 특위 위원이 된 것이었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을 것이지만..."

20일 오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군사기지 건설 관련 특별위원회의 '마지막 회의'.

박영부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국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과 해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주해군기지 추진상황 보고와 함께 지난 1년8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보고서가 채택됐다.

마지막 회의 때문인지, 의원들의 질문은 해군과 제주도당국에 국회 부대의견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특위에 대한 제주사회의 따가운 눈총 때문인지 의원들의 '푸념'도 이어졌다.

고태우 의원은 박영부 국장에게 질문하면서, 최근 강정마을 해군기지추진위원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을 빗대어, "상만 받으면 다냐. 갈등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그는 "제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제일 후회되는게 군사기지 특위 위원이 된 것"이라며 "갈등해소방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푸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목소리 톤을 높인 김도웅 의원은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을 것이지만, 그래도 한마디 해야겠다"며 제주도와 국방부가 아직까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지 않고 이유를 추궁했다.

#활동평가, '내부적 성찰과 반성'은 없고...

낮 12시쯤, 의원들은 마지막으로 군사기지특위의 '활동결과 최종보고서'를 채택했다. 지난 1년8개월간의 활동상황을 정리하면서, 주요성과로는 회의 18회, 간담회 14회, 국내외시찰 3회, 결의안 채택 4회, 대정부 절충 1회 등 수치적인 성과를 제시했다.

자체적으로 평가한 한계 또는 미비점을 제시하는데 있어서는 내부적 요인 보다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한계'를 중점 지적했다.

특위는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제주해군기지건설 관련 도지사의 로드맵 발표, 여론조사 방식 및 시기, 동의과정 등 정책판단을 함에 있어 의회와의 사전 충분한 교감과 공감대를 형성한 후 진행하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함으로써 도민의 대의기관이라는 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무시하는 용인으로 작용했다"고 평했다.

또 "지역간, 주민간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도 없이 반대집회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주민과 도의원, 성직자 등을 무차별적으로 강제 연행한 과잉대응은 도민들의 원성을 샀을 뿐만 아니라 원만한 해결과정의 악영향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군사기지건설 관련 객관적 정보제공과 도민의 정확한 판단을 도모하기 위한 초기 특별위원회의 구성 목적과 성격이 분명했음에도 연장활동의 정당성과 분명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해 위원 사임 등의 모습을 보였고, 주민갈등 치유, MOU 체결에 대한 감시, 정부와의 인센티브 협상 촉구노력이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평했다.

군사기지 특위가 왜 제주사회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는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극히 적었다. 말많고 탈많은 군사기지 특위는 사실상 20일 회의를 끝으로 해체됐다. 이번 의회의 특위활동과 관련해 도민들은 어떻게 평가할지, 의원들이 스스로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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