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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명 없이 진행된 '지역발전 토론회'
기자 한명 없이 진행된 '지역발전 토론회'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6.16 15: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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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의 한계'

'농민대표, 정계대표, 모두 모이는 제주발전전략 토론회에, 기자들은 참석해선 안된다?'

역대 대통령의 지역방문 행사에서 가장 '권위'가 돋보인 행사였다. 그 '권위'에 이명박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헌법 제1조'의 노래를 통해 '퇴진'을 간접적으로 요구받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16일 오전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참석 '2008 제주발전전략 토론회'. 이 행사가 있기 전부터 '언로의 통제'는 예견됐다. 당초 청와대 경호실은 지역신문 기자들의 출입을 상당부분 축소할 것을 제주도당국에 요구했다.

지역발전전략 토론회장에 정작 해당 지역신문 취재기자들은 1명만 취재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제주도 공보부서에서 난처함을 호소하자 2명으로 늘리는 '아량'을 베풀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쇼'에 불과했다. 애시당초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행사에 지역신문 기자들의 참여를 허용할 생각조차 없었다. 오전 10시 행사가 시작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난 15분쯤 후.  정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퇴장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기자들은 토론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조발제와 토론자들의 토론은 아예 듣지도 못한채 밖으로 나와야 했다. 민주화된 이후 역대 대통령 행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직전 대통령 행사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왜 그랬을까. '소통'을 강조하고,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명박 정부가 왜 그토록 언론에는 민감해 하며, '통제'를 하려 했을까. 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이 도청으로 이동하자 신제주 일대는 일반 시민들의 통행이 아예 통제됐다.

그 어느 때보다 경호가 삼엄했다는 것이 제주도청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통령의 제주방문 행사에서 취재기자에 대한 '과잉 통제'가 이뤄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날 토론회에서는 1차산업 관계자의 발언 기회는 아예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청 행사를 마치고,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대화를 위해 들른 제주그랜드호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호텔 정문 앞에서 벌어지자, 경찰은 호텔 버스를 통해 입구를 바리케이트치고 삼엄한 경비를 했다. 이윽고 대화를 마치고 호텔 현관 앞으로 나선 이 대통령. 대통령은 차량에 탑승하고 정문이 아닌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물론 이 호텔의 차량 출입동선은 '뒷문'쪽이 맞다. 그러나 이미 주변 일대가 경찰과 경호원들로 철저한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문쪽의 '큰 길'이 아닌, '뒷문'을 선택한 것은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맞닥드리지 않기 위한 계산이 있는 듯 하다.

'이명박 퇴진'요구와, 행사 중 '헌법 제1조'의 노래를 듣기 싫어도 들을 수밖에 없었던 제주방문 행사. 이명박 정부에 '소통'을 기대하는 것은 애시당초 무리였을까. <윤철수 대표기자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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꿉벆 2008-06-16 23:08:46
대통령이야 원래 소통을 모르는 기업가여서 그렇다하더라도
김지사는 뭔가.
기자들 없는 지역발전토론회라 우습지도 않냐.
특별자치도 지사답게 그런것 하나 설명 못하고, 마냥 굽신거리기만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