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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매고, 책상에 앉아 '업무추진'한다고?
넥타이 매고, 책상에 앉아 '업무추진'한다고?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5.28 12: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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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김태환 지사의 '분노'와 에너지절약 대책
김영훈 제주시장이 27일 관용차를 타지 않고 시내버스로 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주시 용담동 서문파출소 앞 버스정류소에서 시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시청 정류소에서 내려 시청으로 들어섰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공공기관부터 에너지절약 운동에 솔선함과 아울러 '민생행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그의 대중교통 이용 배경이다.

사실, 걸어서 출근하기 하면 김태환 제주지사가 '원조'격이다. 그는 민선 제주시장 재임시절 이따금씩 수행원 없이 혼자 걸어서 출근하곤 했다. 불쑥 사업현장을 갔다 와놓고는 해당 부서장에게 사업추진실적을 물어보며 질책해 공무원들이 휴일만 되면 바싹 긴장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민선 제주지사에 취임한 2004년 6월7일 밤 11시30분쯤, 제주시청 앞 '대학로'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수행원 한명없이 대학로에 발걸음을 한 그는 8일 새벽 0시35분까지 1시간여 동안 대학로와 주변상가를 돌며 지나가는 대학생,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일로 관가에서는 김 지사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혼자, 그것도 밤늦은 시간에 시청 대학로를 '활보'했는가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민선 자치시대에 있어 '현장 행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직접 시민들과 부딪히며 애로사항을 듣고, 하소연하는 이야기들을 행정에 반영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김형수 서귀포시장이 지난해 초 매일 간벌작업을 독려하기 위해 매일같이 감귤원으로 출퇴근했다는 이야기나, 취지는 조금 다르지만 이번 김영훈 제주시장의 대중교통 이용은 어쨌든 시민들로부터 직접 듣고,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좋은 의도로 보인다.

더욱이 김영훈 시장은 전기료를 비롯해 각종 물가와 공공요금, 농어업 생산비가 급등해 서민경제가 IMF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맞고 있어, 에너지 절약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이의 강력한 실천을 주문했다고 한다. 주유소를 이용하려거든 가격이 가장 싼 곳을 골라 이용하도록 하는 주문도 곁들여졌다.

에너지절약, 그리고 주유소 유류값 안정화에 있어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유소 유류값 안정화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올해들어 기십좋게 가장 비싼 주유소,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인터넷에 공개하며 안정화를 시키려 노력은 많이 했지만,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기름값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오죽했으면, 김태환 지사가 지난 26일 간부회의에서 흥분을 참지 못하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김 지사는 "에너지 절약 대책과 관련 추경에 예산을 편성해준게 언제인데 아직도 안되고 있나"며 "에너지 절약 대책 추진이 너무 늦고 간부공무원들의 정신자세가 바꿔져야 한다"고 참석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실.국 간부공무원이 넥타이를 매고 회의에 참석하는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제주자치도는 28일 공직내부 에너지절약 10대 시책을 급히 발표했다. 이 시책에는 제주시가 차량 5부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달리, 차량 2부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해 마치 '경쟁적' 혹은 김 지사의 마음을 사기 위한 시책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사고 있다.

김태환 제주지사의 '흥분'과 강한 질책, 그리고 김영훈 제주시장의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과 관련해 근래 이 두가지 이야기가 공무원사회에 급속히 회자되고 있다. 한번 버스를 이용해보고 마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한번 거침없이 화를 내보고 간부공무원들을 다그친 후 논제를 바꿔 버리는 일회성 의제가 아니길 기대해본다. 에너지절약 종합대책, 언론에 보도해주길 바라서 만든 시책이 아니라면,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는 열성을 보여야 할 때다. <윤철수 대표기자 /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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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zelsht 2008-05-30 10:45:41
Hi webmaster!

dlglgl 2008-05-30 08:56:41
짜증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