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6:27 (금)
섯알오름 진지동굴 오키나와 동굴보다 '대규모'
섯알오름 진지동굴 오키나와 동굴보다 '대규모'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08.09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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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제주군 서부지역 일본군 진지동굴.전쟁유적 공동보고서'

남제주군 서부지역에는 일본군 진지동굴 및 전쟁유적이 송악산을 비롯해 모두 137개지역에 전쟁요새지가 구축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섯알오름의 진지동굴은 일본 오키나와에 구축된 동굴보다 대규모의 동굴임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광복 60주년을 맞이해 제주도 일본군 진지동굴.전쟁유적 한.일 공동조사단(단장 손인석 제주도동굴연구소장)이 펴낸 '남제주군서부지역 일본군 진지동굴.전쟁유적 공동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현재 일본 전쟁유적 전문가와 협회를 구성해 남제주군 서부지역의 일본군진지동굴과 전쟁유적을 조사한 결과 모두 9개 유형에 총 137개가 구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남제주군 서부지역 일본군 진지동굴 및 전쟁유적은 송악산을 비롯 13곳에서 진지동굴 73개, 격납고 35개, 지하방카 3개, 고사포 5개, 탄약고 9개, 병사막사 4개, 정비소 1개, 활주로 1개소 등이다.

이번 조사결과 송악산 해안 절벽 진지동굴은 연안에 15개가 구축돼 있으며 유형은 일자형, H형, ㄷ자형등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동굴은 자살공격용이나 소형선박의 은폐용 또는 엄폐용 등의 용도로 구축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외 전망대 부근에는 천연동굴을 변형한 진지동굴이 2개, 송악산 능선도로에 관측소 2개 등 송악산일대 일본군 전쟁유적은 모두 19개소가 구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섯알오름에는 현재 조사확인결과 총 길이 1220m로서 제주도에서는 물론 일본 오키나와에 구축된 동굴보다  대규모 동굴임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이 동굴은 내부가 소, 중형 차량 출입이 가능하며 용도는 현재 확실하게 규명은 안되고 있으나 병참기지용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특히 "이 진지동굴은 미로형, 망상형 동굴이며, 인근 섯알오름 양민학살터와 연결이 되었다는 지역주민들의 일관된 증언이 있었는데, 본 조사의 측량단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조사에서는 섯알오름에 대형탄약고 장경 50m, 단경 35m인 대형 함몰구가 있으며, 원래는 대형 탄약고였지만 일본군이 철수할 때 또는 미군이 폭파했다는 증언이 있으며, 주변에는 소형의 진지동굴 2개가 구축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손인석 박사는 보고서 말미의 제언을 통해 "제주도 전지역에 일본군 진지동굴 및 요새지가 600-700여개가 구축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곳에 구축된 이유.용도 등에 대한 역사적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박사는 "현재까지 본 연구소에서 일본군 잔존 시설물을 조사.발굴한 결과 400여곳을 확인했다"며 "계속적인 조사.발굴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제주도근대전쟁문화유산을 얻어 낼 수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손 박사는 "제주도의 각종 진지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동굴학자 및 동굴측량전문가.동굴탐험가.군사탐험가.군사학자.사회 및 역사학자 등이 참여하는 종합적 학술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그 결과를 선별해 전쟁문화유적지, 전쟁문화유산요지로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 관리.보존해 민족적 역사적 의식을 고취 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주도에 구축된 일본군의 중요한 진지동굴 및 진지들은 후세와 우리나라의 앞날을 위한 역사적인 교훈의 장이며, 근대문화재적 산 증거이므로 선별해 원형복원과 보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사단이나 여단 사령부 혹은 주력부대 진지와 같이 증언과 관련 자료에 의해 대형 진지동굴로 판단되는 곳은 매몰된 입구와 내부 함몰부에 대한 발굴조사와 원복원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놓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일본군지지동굴.전쟁유적 조사 중 제1단계로 남제주군 서부지역에 한해 실시된 것으로 2010년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제주도 전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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