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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믿고 '큰 소리' 쳐왔나
'이번엔 항공사 책임 떠밀텐가'
뭘 믿고 '큰 소리' 쳐왔나
'이번엔 항공사 책임 떠밀텐가'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5.15 19: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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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중화권 항공편 '위기'와 제주도당국의 '잘못'

"베이징올림픽을 연계한 마케팅전략을 발표할 때부터 알아봤어. 닥쳐서야 중화권 국제항공편 확충에 나서겠다고 야단법석을 떨더니, 확충은 커녕 오히려 다 끝장날 판이니..."

평소 같으면 제주와 상해, 베이징 노선에 3-5편정도가 운항하던 동방항공이 15일 딱 한편만 운항하게 된 것을 두고 한 여행업계 관계자가 토로한 말이다.

그동안 대만 관광객을 중국으로 송객하기 위해 제주를 환승기점으로 삼아 제주노선을 운항해 왔던 원동항공이 결국 자금사정으로 부도처리되면서 13일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원동항공의 운항중단은 환승객을 중국으로 재송객하는 역할을 맡았던 동방항공으로 그 영향은 그대로 옮겨갔다.

원동항공이 운항을 중단하자, 수요가 줄어든 동방항공 역시 감편 운항을 한 것이다. 15일에는 1편만 운항됐다. 더욱이 걱정스러운 것은 앞으로는 어쩌면 운항을 단 한편도 안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여행업계에서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제주도민 여행수요만 갖고는 제주-베이징이나, 제주-상해노선의 운항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동계스케줄을 조정하면서 제주-베이징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항공기 운항의 중단 또는 감편은 제주 입장에서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대만 관광객을 제주로 환승시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에따른 동방항공의 감편운항으로 베이징이나 상해권 관광객 유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올해 중화권 관광객 37만명을 유치하겠다고 '큰 소리'를 쳐 왔던 제주도당국의 해명이 어떠할지 사뭇 궁금하다. 이번 중화권 항공편의 대폭적인 축소는 단순한 항공사의 '외부적 상황' 때문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데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제주도 관계부서, 그리고 '탁상 연구보고서'나 만들어 베이징올림픽 마케팅전략이란 허울뿐인 문서를 제공했던 연구기관, 그들의 생각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도 변명할 구실을 찾아 헤매고 있지는 않은지. 이번 일을 두고, 제주도내 아웃바운드 여행업계에서는 한 목소리로 제주도당국의 잘못을 질타하고 있다.

#무성한 '베이징올림픽 마케팅전략' 성과는 어디에?

제주도당국의 잘못을 논한다면, 그 첫번째로 계획만 요란했을 뿐, 이렇다할 추진성과를 보이지 못한 점을 들 수 있다. 그 대표적 실례가 바로 지난 1월 제주도당국이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거창하게 발표했던 '베이징올림픽 대응전략'이다. 사실 이 전략이 발표될 때마다 뒷말이 무성했다. 지금까지 무엇 하다가 닥쳐서야 실현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계획을 마련해 그럴듯하게 발표를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얘기도 많았다.

더욱이 지난해 대한항공이 동계스케줄을 조정하면서 제주-베이징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고, 비슷한 시기에 동방항공이 베이징공항의 슬럿(항공기 이착륙시간대) 조정문제로 베이징노선 운항을 한두달간 중단했을 때도 제주도당국의 대책은 없었다.

또 이 계획이 발표된 후, 지금까지 얼마나 이 전략의 단계별 실천정도를 점검하고, 실행에 옮겨왔는가. 계획만 발표했을 뿐 거의 '구호성 정책'을 책상 속에 보관해온 것이나 다름 없었다.

운항하고 있는 노선도 감편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툭하면 관광관련 회의에서, 최근 들어서는 신경제혁명 계획을 통해서도 '국제항공편 증편'을 밥먹듯 구호로 내세우는 제주도당국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알 사람 다 아는 일을, 제주도당국만 몰랐다?

두번째, 이번 원동항공의 전면 중단과 동방항공의 감편운항은 이미 예견됐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당국이 지금껏 방관하다시피 하다가 일이 터져서야 뾰족한 묘책을 찾지 못해 허둥지둥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미 여행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원동항공이 '오늘 내일 한다'는 말을 즐겨 할 정도로 '중단사태'를 기정사실화했다. 더욱이 원동항공이 제주환승사업을 주 목적으로 운항됐기 때문에 원동항공의 운항중단은 열심히 상해와 베이징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동방항공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예상됐던 일이다.

그것이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당국은 또다른 대만항공사인 부흥항공으로 하여금 원동항공의 제주환승사업을 승계하도록 하겠다는 '값어치 없는 대책'으로 면피하려 하고 있다. 이는 일시적 미봉책에 다름없다.

#대만-중국 직항 운항된다는데, 아직도 '환승사업 승계' 타령? 

설령 부흥항공으로 제주환승사업을 승계시킨다 하더라도 문제는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대만 관광객이 중국으로 직접 입국할 수 방법이 없어 제주를 거쳤던 것인데, 앞으로는 그럴 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과 중국간 항공협정으로 빠르면 7월부터 직항로가 개설돼 운항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어온다. 이 직항로 개설은 제주 환승사업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즉, 지금까지 원동항공과 같은 환승사업을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제주도당국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 것인지, 아니면 제주도민들에게 면피용 대책인양 발표하려는 것인지, '부흥항공의 환승사업 승계'를 거론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러한 제주도당국의 코멘트를 비웃음으로 받아친다. 계속해서 그럴듯한 '포장된 정책' 발표와 '일시적 미봉책'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회피하며 도민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 제주도당국의 세번째 잘못이다.

#"김태환 지사 한번이라도 중국 현지 간 적 있나"

네번째는 그동안 중화권 관광객 유치를 각종 정책을 포장해 발표하면서도 실제 얼마만큼 노력해왔는지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여행업계에서는 "이제 끝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7월부터 대만-중국간 항공노선이 개설되면, 환승손님이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제주-중국 노선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 경우 중화권 관광객 유치는 증가는 커녕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여행사 대표는 "이런 일이 생길 것을 미리 알고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데, 중국관광객 유치 잘되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손을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이번 일의 가장 큰 문제를 제주도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꼽았다.

김태환 제주지사가 취임 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베이징이나 상해를 간 적이 없는 점도 꼬집는 여론이 있다. 관광객 유치하자 하면서 현지 실태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점검하고 과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해왔냐는 반문이다.

#베이징올림픽 대응전략의 성과는? 국제노선활성화 추진협의회 성과는?

제주도당국은 그동안 베이징올림픽 대응전략 뿐만 아니라 신경제혁명 계획에서도 국제항공편 증편을 단골메뉴로 제시해왔다. 베이징 올림픽 대응전략은 올림픽 개최기간 동안 80만명의 관광객이 중국을 방문하고, 이중 4만명 정도가 한국을 경유할 것으로 전망돼 제주관광과 연계한 마케팅전략을 펼쳐 나가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올림픽 기간 동안 제주-중국 노선 확대 등 항공접근성 강화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제 제주도당국이 전략으로 내세웠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림픽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제 제주도당국이 베이징올림픽 대응전략에서 제시했던 내용들을 하나하나 점검할 때가 됐다. 그 성과와 한계를 제주도당국이 진솔하게 밝힐 차례다.

어물쩍하게, 우리가 언제 그런 정책을 발표했느냐 하며 그냥 넘어가려 해서는 안된다. 올림픽을 전후해 제주와 중국간 항공편을 증편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성과는 어떠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또 '제주공항 국제노선 활성화추진협의회'라는 조직까지 만들어 국제노선 증편회의를 해 오면서 중국은 물론 싱가포르 등 동남아권 직항편을 개설하겠다고 '큰소리' 쳐온 결과는 무엇인가.

이제 더이상 '탁상 정책'과 도민을 현혹시키는 '솔깃한 정책나열'은 그만둬야 한다. 단 한가지라도 제대로 하는 실현가능성에 중심을 두고 그 방도를 찾는 노력부터 보여야 할 것이다. <윤철수 대표기자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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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악동이 2008-05-21 11:39:15
제주도관광의문제점은도민이나도청관계자들모두문제가있었다.말만국제공항인제주공항볼거리가많고외국인투자도많다보면관광객들이몰릴것이고그러다보면자연스레항공사들이너나할것없이증편에나설것이다그런데지금제주의현실은어떤가항공요금비싸지숙박비비싸지외국인입맛에 맞는음식하나변변하게없지세계적으로유명한 관광지없지(예 유니버셜스튜디오,디즈니랜드등)이런문제는민관이합심하여풀어야할숙제다

zz 2008-05-16 12:43:18
주둥이 하나같고 지사 비위나 맞추려는
그들이 정말 제주관광에 대해 알기나 하나
음식값 내리면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아둔한 사람들의 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