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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한 초등학생의 자살시도, 왜?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한 초등학생의 자살시도, 왜?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8.04.22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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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초등학생 자살시도 사건의 '씁쓸함'

제주지역에서 초등학생이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해 주위를 씁쓸하게 하고 있다.

다행히 이 초등학생은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에 발견돼 화를 면했지만, 무엇이 이 학생을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르게 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경찰에 따르면 21일 오후 6시 35분쯤 제주시 모 파출소 관사 옥상에서 자살을 하려던 M군(12) 근무 중이던 김모 경위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 확인결과 축구선수인 M군은 부모가 헤어진 후 가족들이 모두 외면하면서 공공근로를 하는 작은할머니와 함께 어렵게 생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M군은 당초 7층 아파트 옥상에서 자살하려고 올라갔지만 학교 축구부 선배가 만류하자 이를 뿌리치고 파출소 관사 옥상에서 재차 자살기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M군은 학교 선생님에게 인계됐으며, 지역아동센터 및 전문의 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M군이 이혼한 부모로부터 외면 당하고 어려운 가정생활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비단 이번 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밖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자살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아동 및 청소년들의 자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전교조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기도 했다. 전국 초·중·고등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3명이 자살 충동을 경험했으며, 자살 충동 원인은 부모나 가족과의 갈등이 44%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학생의 29%는 최근 3년간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자살 충동 경험은 중학생이 34%로 가장 많고, 고등학생은 33.7%, 초등학생도 19.9%나 됐다. 자살 충동의 원인은 가족과의 갈등이 가장 많았고 성적부진, 이성교제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살을 시도하거나 충동을 느끼는 연령이 점차 저령화 추세에 있는데다가 어른들의 무관심과 갈등속에 아이들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청소년 상담지원센터 관계자는 "어린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죽음 이후의 영향 등을 생각하지 못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자신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표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재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한참 예민할 나이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또 다른 상처로 남을 수 있다"며 사회적 관심과 함께 개인신상 노출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아동 및 청소년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물론 결손가정 자녀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와 이들에 대한 관리대책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미디어제주>

<문상식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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