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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정책에, '선생님들 뿔났다'
"졸속적 정책 추진 중단하라"
영어 정책에, '선생님들 뿔났다'
"졸속적 정책 추진 중단하라"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8.04.17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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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제주지부, 17일 제주교사 결의대회

"제주도교육청은 초등 1.2학년 영어교과 도입과 영어시수확대 정책을 중단하라"

"무책임한 학교자율화 계획 저지해 교육공공성 강화하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졸속적인 영어정책 저지와 이명박 교육정책을 규탄하는 제주지역 교사들의 목소리가 제주도교육청을 가득 메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지부장 채칠성)는 1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졸속적 영어정책 저지, 정부교육 정책 규탄, 제주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교직원을 비롯해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교대 총학생회, 장애인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중의례, 대회사, 격려사, 문화공연, 투쟁사, 문화공연, 결의문 낭독, 상징의식, 참교육의 함성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졸속적인 학교 자율화 조치를 전면 백지화하고, 정부와 교원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논의의 장에서 올바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교육청은 초등 1.2학년에 대한 조기 영어교육과 초등학교 영어시수확대 실시를 일단 중단하고, 진지한 토론과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후에 교육주체의 합의를 통해 실시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아울러 "영어교육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은 물론 외국어교육 전반에 관한 필요성도 함께 검토되고, 제주교육 전체의 질 향상의 관점에서 논의를 통해 바람직한 외국어 교육의 방향을 설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이에 우리는 졸속적이고 무책임한 영어중심의 교육과정을 막아내어 학교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키고, 학교현장을 입시지옥으로 만들며 사교육비 폭등을 부추기는 무한경쟁의 입시전쟁 교육이 철회될 때까지 학부모 단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천명했다.

참가자들은 ▲0교시, 우열반, 심야보충 부활 입시전쟁 교육 중단 ▲학교자율화 철회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과 평가권의 자율성 보장 ▲제주도교육청 초등1.2학년 영어교과 도입과 영어시수확대 정책 ▲영리법인 학교설립과 과실송금 허용 중단을 촉구했다.

<미디어제주>

17일 해질 무렵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영어공교육 정책을 규탄하며 연단에 오른 채칠성 전교조 제주지부장의 모습은 비장해 보였다.

이날 제주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린 '졸속적 영어정책 저지, 정부교육 정책 규탄, 제주교사 결의대회'에서 채칠성 지부장을 볼 수 있었다.

결의대회 시작과 함께 대회사를 위해 연단이 마련된 트럭에 오른 그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금의 현실에서 교사인 것이 부끄럽기도 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가 교육자율화 정책을 발표한 4월 15일을 '공교육 황폐화의 날'"이라며 "교육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발동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4월 15일 교육정책을 보호하는 장치들이 모두 제거됐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정부의 교시, 우열반, 심야보충 부활과 학교의 학원화 정책들은 우리 아이들을 포기하고 교육이 교육을 포기하는 정책이라고 단언한다"며 "아이들의 고통과 학부모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교육자율화 정책 발표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분노에 그치지 않고 용기와 지혜를 모으기 위해 우리 교사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며 "교육이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세상을 교사들의 양심을 걸고 막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이명박 정부조차도 최근 여론에 밀려 주춤하고 있는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에 대해 양성언 교육감은 왜 선봉장을 자처하느냐"며 "코흘리개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교육을 하려는 교육감의 철학과 논리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영어담당 대다수의 교사가 반대하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도민 대다수가 영어공교육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기왕 발표한 정책이니까 한 번 해보자'라는 것인가. 사랑스런 우리 제주의 아이들이 실험용 쥐인가. 반드시 중지해야 한다. 이것이 민선교육감의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나무가 가장 아름다울 수 있기 위해서는 낙락장송이나 명목이 될 것이 아니라 숲을 이뤄야 한다"며 "우리들이 토양과 거름이 되어 아이들이 숲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역설했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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