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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공청회, 이번엔 '현실성' 논란
"마카오, 라스베가스에 유학보내겠나"
FTA공청회, 이번엔 '현실성' 논란
"마카오, 라스베가스에 유학보내겠나"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3.1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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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 대응 연구용역 2차 공청회

'FTA 대응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연구용역 관련' 2차 공청회가 19일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실현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수행 중인 'FTA 대응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연구용역' 관련 2차 공청회가 19일 오후 2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됐다.

이번 두 번째 공청회는 지난 1차와는 또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5일 1차 공청회를 가졌지만 도민사회의 이해를 구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직접 2차 공청회를 열어 줄 것을 요청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차 공청회에서는 '짜깁기' 문제가 지적됐지만, 이번 2차 공청회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제시한 2030비전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문제점이 지적됐다.

# "제주도민 앞에서 이런 비현실적인 공청회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낙균 연구원은 "여러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서 FTA가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어서 대응자세가 중요하다"며 "제주도의 경우 FTA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산업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주도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적극적인 구조조정으로 산업구조를 바꿔서 지역내총생산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 산업 비중과 지역내총생산은 1차 산업의 경우 13.9%(지역내총생산 1.05조원), 2차는 3.1%(2350억원), 3차는 83%(6.4조원)이다.

따라서 최낙균 연구원은 2030비전을 제시하면서 "2030비전은 현재 전국평균치의 79% 수준인 1인당 지역내총새산을 2030년에는 전국 평균치까지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라며 "2030년 까지 산업비중을 1차, 2차, 3차 산업을 각각 10대 10대 80으로 맞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즉, 2030년에는 1차 산업의 경우 10%(4조원), 2차는 10%(4조원), 3차는 80%(32조원)로 올려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주대 고경표 교수는 "제주도의 경우 지난 15년 동안 지역내총생산이 4배 상승했다"며 "그런데 2030년까지 2차산업의 경우 20배 올리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이와 같은 불가능한 것을 갖고 도민들에게 제시한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 구조적으로 지방기업이 살 수 없는데 제주도의 지역적인 입장을 고려하고, 제주도의 입장을 활용한 국가정책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태호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30년도에는 1차산업의 경우 지역내총생산을 4배인 4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FTA기간동안 4배 성장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농협제주지부 강성률 부본부장은 "2017년까지 산지거점유통센터를 30개까지 건설하겠다는 계획 내세웠는데 대형 산지거점유통센터 한 개 건립에도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되는 데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도박도시 마카오, 라스베가스에 유학 보낼 부모가 어디있나?"

이번 공청회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제주도가 교육관광사업의 경우 중장기 체류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교육수요계층을 학생층에서 더 나아가 평생교육 차원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성인층으로 확대해 학생과 보호자 동반가족을 목표로 중장기 체류형 관광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싱가포르, 중국 등 주변의 투자 유치경쟁지역에 비해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제시해 내외국인 투자를 우선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제시한 것이 고품질.고부가가친 관광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하면서 쇼핑아울렛을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만들어 쇼핑관광의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제주도정은 제주도에 마카오나 라스베가스와 같은 관광객전용카지노를 들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을 유치하는 교육관광과 카지노 관광을 함께 두자는 구상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제주도의회 오영훈 FTA대응특위 간사는 "도박산업으로 유명한 마카오나 라스베가스에 누가 유학을 보내겠냐"며 "각종 시책사업을 시행할 때 무조건 돈이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목표 시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오영훈 간사는 또 "이번 공청회를 보면서 마치 의사가 환자에게 꿈과 이상만을 얘기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며 "2030비전에서 왜 1차 산업이 10%가 돼야 하는지, 2차 산업이 왜 10%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제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 간사는 "농업부분에서 이런 부분이 취약하기 때문에 10% 낮춰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이해가 있었을 때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이해할 텐데 그런 부분이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DAUM제주프로젝트 김종현 실장은 "돈을 확보하는 것보다 돈을 잘 써야 하는데 그런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며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제조업으로 분류하는 등 산업구조분류 자체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디어제주>

<양호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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