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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고 죽으면 전문계高 다죽어"
"관광산업고 죽으면 전문계高 다죽어"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2.25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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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교육위, 제주교육 전문가 포럼 개최
전문계고의 일반계고 전환 중점 논의

"국가에서 역점을 기울여 투자한 제주관광산업고가 죽으면 제주 전문계고교가 다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교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교육 당국에서는 공론화 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계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전문계고의 일반계고 또는 종합계고로의 전환 혹은 특성화 논란에 대해 김기홍 박사가 한 말이다. 현재 전문계고의 현실을 보여주는 말이다.

전문계고교의 체계가 무너져 가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교육위원회가 25일 제주교육전문가 포럼을 열고 진단에 나선 가운데 주제발표에 나선 가운데 한국개발원 김기홍 박사가 이같이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위원회(위원장 고점유)는 이날 오후 2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중학교 진로 수요에 따른 고등학교 개편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을 개최하면서 고점유 위원장은 "그간 외면돼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의 문제로서 고등학교 입시로 인한 각종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학교 진로 수요에 따른 고등학교 개편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교육수요를 진단해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이 수립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기홍 박사가 '제주도 중학생의 진로 희망 수요에 부응한 고등학교수 조정 및 체제 개편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를 하면서 시작했다.

주제발표에서 김 박사는 발표에 앞서 "취업보다 대학진학이 많은 현 상태에서 전문계 고교의 존재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전문계 고교는 중학교에서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만 가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가? 전문계 고교 교육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어떠한 교육으로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특성화고교로 널리 알려진 선린 인터넷고의 유학반 운영, 서울 산업정보학교의 일본 대학 유학생 배출 등 유명대학으로의 진학에 역점을 두고 있는 반면에,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와 더불어 일부 학교는 진학보다 취업률이 높고 우수한 학생이 몰리고 있다"며 "어느 것이 성공한 경우로 특성화 고교 혹은 일반 전문계 고교의 모델인가?"라고 예를 제시하며 물었다.

특히 그는 제주도의 실태를 설명하며 "90%의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제주도 전문계고교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물으며 "전문계 고등학교가 일반계 고교에서 떨어진 학생만 받는 체계로 간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조기에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랐다.

김 박사는 특히 전문계고교 체제 개편을 설명하면서 "2000년도에 특성화고료로 개편한 제주관광산업고(제주고등학교로 개명 추진)와 제주관광해양고, 2008년도 특성화고로 지정된 고산정보고등학교(한국뷰티고로 개명 추진) 외 기존의 전문계고교는 소규모 정예화된 특성화고교로 전환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적으로 특성화고교로 전환해도 그 효과가 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를 중심으로 2개 내지 3개 학교는 일반계 고교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주시 내에서 종합형고교로 운영 중인 학교를 일반계로 전환하는 방안, 제주관광산어고등학교를 두 학교 체제로 이원화해 특성화고교, 일반계고교로 운영하는 방법, 제주시내 상업계열의 학교를 일반계고교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토론회에는 KBS제주 진희종 진행자가 사회를 맡고, 박종필 제주대 교수, 부영주 제주일보 논설실장, 임애덕 원장, 이택 제주교직원총연합회 이사, 홍창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정책실장, 문용길 제주도교육청 장학관이 참가했다.

박종필 교수는 토론에서 "제주시내의 한 두군데 학교를 전문계 고등학교로 전환하고, 제주시외는 기숙형 자율학교로 추진해 골프 등의 특성화 고교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영주 논설실장은 "교육 수요자 중심으로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희망자 90% 이상이 인문계 지원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시내에는 그만큼의 고등학교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 논설실장은 "제주도내 소규모 전문계 고교의 통합과 재배치 방안에 대한 제안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그보다 전문계 고등학교를 진짜 전문계 고등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제주도 당국이 적극지원해 시설과 인력 투자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용길 장학관은 "전문계고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소수정예화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며 "나름대로 전문계 고등학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택 이사는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직업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질 수 있도록 진로교육이 강화해야 한다"며 "인문계에 가야만 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창의 실장은 "제주시내 전문계고가 일반계고로 전환됐을 때 학교의 정체성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일반계고등학교의 학급수를 증설하고 전문계고는 감축해 특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로서 참석한 미혼모시설을 운영하는 임애덕 원장은 "전문계고교에 어떻게 전문화된 교사를 배치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고 프로화 정예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학업 성적을 최고로 생각하는 선생님이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특성화된 분야에서의 역량을 갖춘 교사가 배치돼 학생들에게 가존감을 갖게 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혼모시설을 운영하면서 미혼모들이 대부분이 학교 부적응 학생이었다"며 "전문계고가 일반계고로 가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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