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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람 만날 생각에 흥분되요"
'기다림'이 '설렘'으로 변하는 순간
"고향사람 만날 생각에 흥분되요"
'기다림'이 '설렘'으로 변하는 순간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2.05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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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설 그리고 설렘의 현장, 제주국제공항

"아~빠~~!"

한 꼬마아이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아빠의 품에 안긴다. 기러기 아빠가 미울테지만 아빠와 만나 신났는지 와락 껴안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구 우리 강아지들."

애타게 자식들과 손자를 기다렸던 노부부의 기다림은 어느새 설렘으로 변했다. 훌쩍 커버린 손자들을 보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연인들은 손을 잡고 포옹하며 나오는 가 하면, 군부대에서 휴가를 나온 짧은 머리의 장병을 맞는 것은 친구들과 가족들이다.

매해 이 맘 때쯤이면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가족상봉의 영화 한편이 연출된다.

# 기다림... 그리고 그리움

민족의 대명절인 '설', 설날을 맞아 5일 오후 고향인 제주로로 향한 귀성객들이 제주국제공항에 속속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또 그런 귀성객을 맞기 위해 고향 사람들은 하나둘 공항으로 발길을 옮긴다.

부모들은 자식을 기다리고, 친구들은 타향 생활에 지친 친구를 기다린다. 군대에 간 아들이 휴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아버지는 묵묵히 서 있다.

특히 이번 설은 주말과 이어져서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다. 또 4일, 5일을 휴가내면 최장 9일을 푹 쉴 수도 있어 제주도나 해외로 여행가는 이도 증가했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터라 가장 많은 귀성객이 몰리는 날이기도 하다.

제주국제공항 귀성객 입도 현황에 따르면 5일 2만명, 6일 2만1000명, 설 당일인 7일 1만7000명, 8일 1만4000명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돼, 설 연휴동안 7만2000여명의 관광객 및 귀성객이 제주도로 온다.

이 수치는 지난해 설 연휴기간 6만5000여명에 비해 7000명이 증가한 수치다. 제주국제공항 관계자는 "현재 비행기 예약율은 98%"라며 "내일은 100%가 다 차서 오늘과 내일 각각 특별기 11대와 12대를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만남... 그리고 설렘

사람들도 북새통을 이루는 공항이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 고향에 왔다는 것 만으로도 그들에게 큰 안식처가 되기 때문이다.

타향에서 스킨스쿠버 강사일을 하고 있는 양석원씨(27.경기도 수원시)는 오랜만에 제주에 온 감회가 새롭다.

그는 "항상 제주도에 오면 깨끗하고 맑음에 반한다"며 "설 연휴 알찬 계획을 짰는 데 고향 친구들과 사람들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서울의 증권회사에서 일하면서 대학생활도 하고 있는 강보욱(25.서울시)씨는 고향을 찾아와 가족과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 부터 흥분이 된다.

강씨는 "긴 연휴라서 그동안 쉬지 못했던 것들 푹 쉬고 가겠다"며 "고향 처럼 마음이 편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고향을 찾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제주로 여행온 관광객도 많이 눈에 띈다. 겨울 한라산의 절경을 구경하기 위해 장비를 잔뜩 짊어매고 오는 가족이 있는 가 하면, 공항 내 렌트카를 예약하는 곳에는 줄지어 서 있다.

제주도에 가족 단위로 여행을 온 소유정씨(36.부산시)는 "해외는 복잡하고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왔다"며 "설 연휴가 길어서 8일까지 놀다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내 모 렌트카 업체 관계자는 "렌트카 예약률은 성수기와 비슷하지만 가족단위로 여행을 많이 온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설이 주말 이어진 황금 연휴이기 때문에 가족 여행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설을 앞두고 고향을 뒤로 한 채 떠나는 이도 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를 하고 있는 김모산씨(25.제주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김씨는 "저번주 토요일에 휴가를 나와서 집안 일도 돕고, 친구들도 만났는 데 설 전에 가니 약간 아쉽다"며 "특히 부모님들이 설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데 많이 아쉬워해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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