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J중 사건 피해자는 어디가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네...
J중 사건 피해자는 어디가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네...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1.24 14: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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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제주시 J중 성추행 사건을 바라보며

"야. J중 난리났더라? 대체 어떻게 된거냐?"

육지부에 살고 있는 친형이 오랜만에 전화와서 다짜고짜 하는 말이다.

형은 "다음사이트에 검색어 2위에 올랐더라. 포털사이트 메인에 뜬 거 보고 여중에서 성추행 당한 걸 선생이 눈감은 것인가 오해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기사는 다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이미 포털사이트에서는 학교 이름이 퍼진지 오래. 뿐만 아니라 사건이 성추행에서 성폭행, 그리고 남학생인지 여학생인지 분간하지 않은 채 누리꾼들의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고 있는데다, 언론들의 선정적인 보도가 봇물처럼 쏟아 지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이 강하게 반응하며, 해당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아직도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물론 학교 전화통에는 불이 날 정도로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이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J중 성추행 사건'이 피해 학생을 돕는다는 방송 최초 의도와는 달리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 A군 성추행 사건 '치유 못할 상처'

SBS '긴급출동SOS24에서는 제주시 J중학교 A군에 대한 내용으로 이 학생은 교내에서 동급생들에 의해 성추행을 당한 후,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학교에서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결국 A군이 난폭한 행동을 하는 등 정신적 문제로 인해 일명 '분노의 아들'로 변해 치료를 요한다는 사연이다.

이 방송에서는 A군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A군은 중학교를 입학하기 전까지는 다소 소심한 성격이긴 했지만 특별한 문제행동이 없었던 A군은 현재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A군은 또래보다 작은 체구와 조용한 성격으로 인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

2학년이 되어서도 친구들의 괴롭힘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심해져 결국 2007년 6월말 친구들에게 집단으로 '옷벗기기' 성추행을 당한 것이다.

여러명의 또래들에 의해 바지가 벗겨지는 수모를 당한 학생의 입장을 생각해 봤는가. 교실 뒤 구석에 몰아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 자체는 가해 학생들의 도덕성 교육 문제를 의심케하고, 피해 학생의 수치심은 평생 치유하지 못할 상처로 남았다.

# 학교도, 언론도 '감정적'

해당 학교 측의 대응자세와 교사의 자질 문제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해당 교사가 피해 학생이 도와달라는 요청을 무시한 것인지 진상조사를 하고 가해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며 두둔하고 욕설을 하는 등의 선생님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행동은 처벌 받아야할 문제다.

학교 측은 사건이 터진 직후 "해당 교사가 욕설을 하는 등의 행동은 적절하지 못했다. 곤혹스럽다"는 등 입장을 밝혔지만, 24일 학교 측은 "방송사 측의 프로그램이 문제가 있다.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공격 자세로 나오고 있다.

김상희 제주도교육청 생활지도담당 장학관은 "우리 입장에서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곤혹스럽다"며 "징계감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상희 장학관은 해당 학교장이 와서 방송에 대한 해명한 것을 밝히며, 방송 내용에 대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과정상의 문제와 부분적인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학관은 "SBS PD가 방송을 치료 목적이라고 설명해 담임교사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촬영을 마치면 테잎을 보고 싶다고 했다"며 "그러나 담당 PD는 테잎을 보여주지 않고 방송도 애초 의도했던 방향과 다른 쪽으로 가면서 담임 교사가 화가 나 욕설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장학관은 또 "편지를 썼다는 것에 대해서 해당 학교에서는 편지가 아니라 설문조사를 하면서 썼던 종이라고 했다"며 "이번 일에 대해서는 해당 학생들이나 학부모도 다른 곳에 알리기 싫어 했던 것이라 알리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SBS 방송 PD도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분명 학교 내부적인 문제를 포착하고 이를 취재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첫 의도와 달라졌다고 반박할 수는 없다.

학교측의 주장처럼 방송사의 편파적 편집이 있었던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는 아직 확인할 길이 없다. 만약 방송 편집상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윤리적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두에 말했지만, 이 프로그램의 애초 목적은 아이를 구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아이를 살리고자 방송을 요청을 했던 A군의 어머니는 후회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디어제주 취재부 / 양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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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2008-01-29 18:52:48
기사가 머 이렇습니까?
--;; 후회 할거라니 ㅋㅋㅋ 너무 재밌어서 크게 한 번 웃고 갑니다.

lovelisugu 2008-01-25 04:33:16
아직도 제주교육청은 해결의지가 전혀 없어 보이네요... 제주중앙중학교는 반성과 피해 학생의 사후 대책마련은 커녕 해명자료 내기에 급급한 작태를 보면서 할 말을 잃었어요.
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지 사태에 심각성을 제대로 알고 피해 학생에 사후대책과 함께 해당 교사와 학교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