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훈 사장 "택지지구 계획 수립되면 그 안에 사옥 건립"
이승아 "주민들 수용 당하는데 신사옥? 시선 곱지 않을 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개발공사가 제주시 도련동에 신사옥을 건립하려던 계획이 국토교통부의 신규공공택지지구 발표로 제동이 걸린 가운데, 개발공사가 기존의 부지가 아닌 택지지구 내 새로운 부지에 신사옥을 건립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의회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15일 열린 제432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을 대상으로 신사옥 건립 문제 및 일부 개발사업과 관련된 질의를 내놨다.
제주개발공사는 당초 제주시 도련1동 2789-1번지 일대 1만4534㎡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9995㎡ 규모의 신사옥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2022년 1월 토지 매매 계약을 채결했고, 용도변경 등을 거쳐 지난해 9월에는 건축허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15일 국토교통부가 제주시 화북동과 도련동 등을 중심으로한 신규공공택지지구 지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사옥 건립에도 차질이 생겼다.
신규공공택지지구 지정 계획 등에 따르면 개발공사 신사옥이 들어설 곳은 수변공원 등이 위치하게 되는데, 개발공사가 신사옥을 만들기 위해선 부지의 용도가 공원 등이 아닌 '업무시설용지'여야 한다. 즉 신규공공택지지구 계획과 개발공사의 신사옥 건립 계획이 어긋나는 것이다.
개발공사는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존의 부지에 사옥을 짓는 계획을 일단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부지에서의 사옥 건립을 없던 일로 해달라는 제주도의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공사는 이후 신규공공택지지구 계획이 수립되면 그 택지지구 안의 다른 부지에 사옥 건립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경훈 개발공사사장은 15일 열린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이승아 의원의 사옥과 관련해 향후 질문에 대해 이와 같은 내용을 내놨다.
택지지구의 새로운 부지에 신사옥을 추진하다는 계획을 밝히자, 이승아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승아 의원은 "택지지구에서 다른 분들은 강제수용이 되는데, 개발공사는 그 택지지구 내에 신사옥으로 들어간다? 외부에서 이를 보는 시선이 과연 고울지 의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외에도 개발공사가 각종 건설사업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개발공사는 향후 5년간 98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건설 등 각종 건설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의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개발공사의 재정건전성을 보면서 계획을 유동성 있게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며 "삼다수를 팔아서 얻는 수익의 대부분이 건설사업에 집중돼 있는 것 같다. 사업 자체에 대해서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이 너무 많다. 보다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업에 더 집중하고 투자를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