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김진환·예림 가족
<미디어제주>가 한우리제주지역센터와 매년 해오고 있는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 지난 2021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4회째다. 올해 역시 책 읽는 가족들을 만나, 책이 주는 감동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첫 번째로 만날 가족은 ‘김진환·예림 가족’이다.
도서방 마련해서 자유롭게 활동
주말엔 ‘별이내리는숲’으로 이동
<미디어제주>가 한우리제주지역센터와 매년 해오고 있는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 지난 2021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4회째다. 올해 역시 책 읽는 가족들을 만나, 책이 주는 감동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첫 번째로 만날 가족은 ‘김진환·예림 가족’이다.
거실 북쪽으로 작은 공간이 있다. 김진환·예림 가족은 ‘도서방’이라고 부른다. 탁자를 사이로 앞뒤로 책꽂이가 있다. 도서방은 책을 자유롭게 읽도록 꾸며졌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공간이 도서방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도서방은 남쪽에 있는 거실과 트여 있다. 도서방에서 손에 잡은 책을 거실로 가져 나와 읽기도 한다. 이렇듯 진환·예림 가족의 책읽기는 자유로움에 있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인 진환이는 수학책에 빠졌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수학은 관심사였고,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수학책에 꽂히기 시작했다. 진환이는 ‘흥미위주’로 책을 읽는다는데, 그게 수학책이다.
“수학책은 난제나 풀리지 않는 것을 알게 해줘요. 그래서 흥미가 있어요.”
진환이는 수학책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한다. 진환에게 읽은 수학책을 권해달라고 했더니 <어느 수학자의 변명>과 <빛의 물리학>이 그의 입에서 곧바로 나온다.
진환이는 책을 통해 배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그림과 관련된 책에 관심을 두었다. 고대 미술의 궁금증을 책이 풀어주곤 했다. 그렇다면 진환에게 책은 뭘까?
“책에서 배우는 건 많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제게 정보를 전해줘요.”
진환이가 수학책으로 흥미를 얻는다면, 초등학교 4학년인 예림이는 그리스로마신화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직은 그림 위주의 그리스로마신화이지만, 글 위주로 된 그리스로마신화도 미리 사두었다. 그림책을 독파한 뒤 이어질 책 읽기도 그리스로마신화가 되려나? 무엇이 예림이를 그리스로마신화에 빠지게 했을까. 좋아하는 신은 누구일까?
“헤르메스와 제우스요. 헤르메스는 총명해서요. 제우스는 되게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자기 친구들을 챙겨주는 모습이 보여요. 나중에는 제주신화도 읽을래요.”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는 가족끼리의 책 읽는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진환·예림 가족도 그런 환경을 갖추고 있다. 가족들의 독서활동을 곁에 있던 진환·예림 엄마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애들이 숙제를 끝내고 잠들기 전에 독서시간을 가져요. 진환이는 학원 수업으로 밤늦게 오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서 도서관을 많이 찾아요. 주로 ‘별이내리는숲’(별숲)을 이용해요. 별숲은 환경이 무척 좋아요. 별숲을 이용하기 전에는 도지사 관사로 이용하던 꿈바당도서관을 이용했죠.”
별숲이 있어 다행이다. 별숲은 진환·예림 가족의 책 읽는 분위기를 닮았다.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놀다가 책을 읽다가, 읽고 싶은 책을 찾아서 앉아서 읽기도 하고, 자리를 옮겨 또 다른 책을 손에 들고 읽기도 한다.
이들 가족에게 책을 뭘까? 책은 어떤 걸 진환이와 예림이에게 줄까. 진환이와 예림이는 정보를 주는 게 책이면서 심심할 때 함께해주고, 휴식도 취하게 해주는 게 책이란다. 진환이와 예림이는 책을 ‘친구’라고 부르진 않지만, 그들의 말속에 책은 이미 친구가 되었음을 읽게 한다.
진환·예림이는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책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자유롭게 읽고, 책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말한다. 수학책을 읽은 느낌을 진환이가 먼저 엄마에게 말하곤 한다. 예림이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수많은 신을 엄마에게 들려주곤 한다.
특히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는 가족끼리의 책 읽기 활동이 무뎌질 때 힘이 됐다. 야구에 빠져 지내면서 책 읽기는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 활동을 만났고, 해이했던 환경을 다시 책 읽기로 돌리게 됐다. 자유롭게 읽고, 자유롭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진환이와 예림이. 두 친구가 독자들에게 들려줄 말이 있단다.
“책을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