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동차 없는 통학 및 출근 이뤄지는 도시 돼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오는 28일로 계획돼 있는 연북로 전면 통제를 통한 '차 없는 거리' 추진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지고 있다.
특히 오영훈 지사는 이 '차 없는 거리' 행사와 관련해 "도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불편함을 느껴야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걷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도는 6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한라홀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범도민 걷기 추진협의회’ 첫 회의를 개최, 이를 통해 오는 28일 연북로에서 열리는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의 세부 추진 계획을 공유하고 도민 참여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28일 행사는 '걷는 즐거움, 숨쉬는 제주!'라는 이름으로 연북로 제주문학관에서 연북로와 구산로 및 도남로가 교차하는 매가박스 극장 앞 사거리까지 2km에 이르는 거리를 전면 통재하고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제주도민의 주요 건강지표인 걷기 실천율과 비만율이 전국 최하위권인 점을 고려해 걷기행사 전 구간을 통제해 도민들의 건강지표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콜롬비아 보고타시의 '시클로비아' 프로그램를 모티브로 해서 진행되는 행사이기도 하다. 시클로비아 프로그램은 도시 교통문제 해결과 시민 건강증진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사업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보고타 시 14개 구간 127.98km의 거리를 통제하면서 시민에게 내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자전거와 걷기로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행사 당일 '범도민 걷기실천 서약서' 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북로 차 없는 거리 행사에 돌입한다.
아울러 식전행사 등을 거친 후 행사 당일 오전 9시20분부터 본격적인 걷기 행사가 시작된다. 걷기 행사는 연북로 일부 차선을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동시에 자전거 타기 행사도 마련된다. 자전거 타기 행사는 걷기 행사가 이뤄지는 차선과는 구분한 상태에서, 상·하행 2개 차선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도민들의 걸음수만큼 기부가 이뤄지는 '걷기 기부 캠페인'도 출발을 알린다. 이 캠페인은 이 연북로에서의 행사 이후 2개월 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1월까지 2개월 동안 도민들이 걷는 걸음이 모두 10억 걸음이 달성될 시 1억원의 기부금이 조성된다. 걸음 수는 모바일앱 등을 통해 집계된다.
이외에 건강체험, 저탄소·친환경체험, 플리마켓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가 열리는 연북로는 버스 등의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못한 곳이긴 하지만, 제주도는 그럼에도 행사장에 '걷기'와 '버스'를 통해 참여해줄 것을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자가 차량을 이용해 행사장에 오는 이들에게는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부지에 차량을 주차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혹은 시민복지타운에 차량을 주차해 연북로까지 걸어올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 행사와 관련해 "제주도민들이 자동차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오 지사는 6일 열린 회의에서 “이번 행사의 목표는 도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며 “불편하지 않으면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또한 “걷기 좋은 도시가 돼야 도시의 활력이 높아지고 골목상권이 살아난다”며 “차량 위주의 도시 구조에서는 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고,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걷기 좋은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를 줄이지 않는 한 제주도가 추진하는 2035년 탄소중립 실현은 불가능하다”며 “일상에서 자동차 없이 통학, 출근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도민 모두가 이 문제에 공감하고 참여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