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1950년대 일본의 어업권 및 영유권 침탈 등에 맞서 독도 수호에 앞장선 제주 해녀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제주해녀 독도 물질시연 행사가 진행됐다.
제주도는 지난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3박4일간 경북 울릉도와 독도 연안 어장에서 지역의 어업권과 영유권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한 제주해녀들의 발자취를 되짚는 물질시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도는 과거 독도에서 물질을 했던 제주해녀들의 염원을 실현하고, 제주해녀의 역사적 가치와 헌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제주해녀들이 독도로 물질을 나간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로 알려져 있다. 1935년 일본 어민에 고용돼 물질을 나간 것이 시작으로 전해진다.
이 이후에도 1950년에서 1970년대에 걸쳐 독도 의용수비대와 울릉도 어민들의 요청으로 울릉도와 독도 등지로 물질을 나갔는데, 이들의 물질은 단순한 해산물 채취를 넘어 울릉도와 독도의 어민들과 함께 일본으로부터 지역의 어업권을 지키면서 동시에 영유권을 지키는데도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해녀들은 특히 울릉도와 독도에서 마땅한 거처도 없이 물이 나오는 물골에서 생활하며 고된 물질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아울러 독도 의용수비대와 독도 경비대의 경비 활동에 필요한 물품 운반, 식수 보급, 식량 조달 등을 도우며 독도 시설물 건립에도 참여했다.
행사에는 독도에서의 물질 경험이 있는 해녀 2명을 포함해 총 7명의 제주해녀와 관계 공무원 등 12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독도 앞바다에서 과거 물질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며 독도 어장의 해양생물 다양성 등 해양생태계를 확인하는 시연을 펼쳤다.
또한,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문화를 탐방하고 해녀어업과 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제주해녀와 울릉군 도동어촌계 해녀들 간 교류의 시간도 가졌다.
행사에 앞서 제주와 경상북도는 지난 2022년 8월 ‘해양인문 교류 및 섬 생태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독도와 해녀 교류전시 및 해양문화 교류행사 등을 펼치며 3년째 우호를 다져오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제주해녀 독도 물질시연 행사를 계기로 독도 수호 정신을 되새기고,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의 주권을 국제사회에 알려 나갈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해녀들은 “70년전 독도 어장을 부지런히 누볐던 선배 해녀들처럼 너무 벅차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우리땅 독도를 지키는데 제주 해녀들이 큰 보탬이 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독도 물질시연 행사를 통해 고향을 떠나 낯선 바다에서 물질을 했던 제주해녀들의 노고를 깊이 되새기며, 독도를 지켜낸 숨은 주역인 제주해녀들의 강인한 정신과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