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제주 5.16도로에서 차량 4대를 연달아 들이받고 풀숲으로 도주한 40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여경은 부장판사)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후 6시 35분께 제주시 성판악휴게소 부근 5.16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며 차량 두 대와 버스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로 인해 버스 운전기사와 승객 등 총 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A씨는 사고로 인해 주변이 어수선한 틈을 타 풀숲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즉시 A씨 추적에 나섰으나 사고가 난 지점에는 CCTV도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고가 발생한 하루 뒤인 11일 오전 8시께 A씨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격자 B씨는 A씨가 몰던 차량 뒤에 있던 운전자로 그의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있었다.
B씨는 이날 출근에 나서던 중 A씨로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A씨와 동행해 아라파출소로 이동했다. 이후 신원이 확인된 A씨는 긴급 체포됐다.
경찰의 조사 결과 A씨의 음주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차량 절도 범행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술 과정에서 A씨는 “사고 당시 기억이 없다”라며 “음주를 한 사실도 없다”라고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그의 진술은 며칠 만에 번복됐다. A씨는 “당일 점심 식사 중 소주 4~5잔을 마셨다”라며 “하지만 당시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라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지난 11일 A씨를 긴급체포하며 음주 측정을 시도했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나오며 음주운전 혐의가 배제됐다.
A씨의 진술이 번복되며 경찰은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음주운전 채혈 측정에 나섰다. 본래 음주 측정은 호흡 측정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한다. 채혈 측정은 직접 혈액을 채취해 알코올 농도를 검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채혈 측정으로도 A씨의 음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받지 않게 됐다.
이날 A씨는 선처를 요구했지만 검찰은 징역 5년의 실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의 선고공판은 9월 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