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9-07 22:30 (토)
“새로운 동화를 만들어 국제교류 이야기 펼칠게요”
“새로운 동화를 만들어 국제교류 이야기 펼칠게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4.07.31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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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C와 아이들의 동화나라 일기] <1> 프롤로그

JDC 국제교류 동화제작 프로젝트 ‘출발’
제주와 필리핀의 옛이야기 재료로 삼아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틀에 갇히면 주변을 보지 못한다. 시각은 좁아지고, ‘내 틀’만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입증된다. 따라서 ‘내 틀’을 뛰어넘어, 남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문화교류가 의미 있는 이유이다. 마침 필리핀을 갈 일이 생겼다. 필리핀의 문화를 알아볼 기회였다. 그것도 제주 도내 초·중·고교 아이들이랑.

필리핀은 섬나라다. 섬의 숫자는 7000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숫자를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섬이 널린 나라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인데, 필리핀은 제주도보다 큰 섬이 더 많다. 가장 큰 섬은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으로, 남한 땅보다 넓다.

필리핀의 수많은 섬 가운데 비행기가 우리 일행을 내려준 곳은 막탄섬이다. 막탄섬은 세부로 향하는 이들이 첫발을 디디는 곳으로, 막탄세부국제공항을 두고 있다. 막탄섬 건너편에 세부 본섬이 있다. 세부섬은 제주도의 2.5배 크기다. 제주처럼 관광객이 많이 들르며, 필리핀 중부를 차지하는 바사야제도 중심 지역이기도 하다.

세부는 ‘관광’이라는 점에서 제주와의 연결고리가 하나 생겼다. 그뿐인가? 아니다. 아이들이 세부에 발을 디딘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필리핀의 문화를 탐색하는 게 우선이다. 이번 일정은 호꼼슬로가 주도했다. 제주시내에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호꼼슬로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올해 추진한 도민지원사업에 공모, ‘JDC 글로벌 제주드림 국제교류 동화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JDC 글로벌 제주드림 국제교류 동화제작 프로젝트’에 참가한 일행. 미디어제주
‘JDC 글로벌 제주드림 국제교류 동화제작 프로젝트’에 참가한 일행. ⓒ미디어제주

왜 필리핀일까? 여러 나라가 있을 텐데, 굳이 필리핀을 국제교류의 시작점으로 삼은 이유는 뭘까. 해답은 언어에 있다. 국제교류의 핵심 언어는 영어다. 우리나라 주변을 둘러보면 공식 언어로 영어를 쓰는 나라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영어를 늘 사용하는 필리핀은 국제교류를 하기에 제격이다.

일행은 국제교류의 키워드로 ‘동화제작’을 꺼내 들었다. 동화는 어린이들만의 이야기,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로 한정 짓곤 하는데 그렇지 않다. 동화는 아이들의 시각을 담아내서 풀어내는 품격 높은 이야기다. 따라서 어른들의 감성도 파고들 수 있다. 이번 동화제작은 좀 더 쉬운 언어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마음에도 스며들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여기서 하나 더. 동화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일까? 국제교류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필리핀의 이야기와 제주의 이야기를 비교하면서 같은 것을 찾아내고, 다른 점은 무엇인지 국제교류에 참여한 아이들은 배우게 된다. 그걸 아이들의 시각에서, 새로운 동화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한글도 담고, 영문으로도 담고. 그러려면 영문 제작에 도움을 줄 인력도 필요하다. 필리핀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현지인도 이번 동화제작에 참가한다. 마리아 펠리시타스(닉네임 ‘펭’)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할 현지인으로, 그는 필리핀에서 37년간 교직생활을 하며 교감으로 퇴임한 뒤 작가로 활동중이다.

제주와 필리핀. 서로 다르다. 그러기에 이야기도 다르다. 동화를 만들려면 원재료가 필요하다. 제주의 이야기와 필리핀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원재료는 ‘신화’로 삼으려 했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다.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하나의 문명이 탄생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신화’로 이야기를 정하게 되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데 한계를 지닐 수 있다. 때문에 여기서는 ‘옛이야기’라고 말하겠다. 옛이야기는 신화는 물론, 전설도 포함된다. 현재 이전의 다양한 이야기를 모두 모아서 아이들이 동화를 만드는 원재료로 쓸 수 있다.

다행이라면 필리핀 현지에서 그 나라의 다양한 옛이야기를 수집할 수 있었다. 사람이 사는 곳은 늘 옛이야기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필리핀의 궁금한 옛이야기는 다음 편에 들려주겠다. 아울러 필리핀과 문화교류를 하면서 배움을 확장시킨 아이들의 이야기도 하나씩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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