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2059명 감소 ... 순유출 영향 클 듯
2021년 102명 사상 첫 감소 ... 올해 이미 20배 이상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인구가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2000명 이상 감소했다. 상반기에만 지금까지 없었던 역대급 인구감소가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제주의 인구는 69만864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제주인구 70만708명 대비 무려 2059명이 줄어든 것으로, 제주에서 인구 관련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래 전무후무한 수치다.
제주에서 인구가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021년이 최초였다. 당시 줄어든 인구는 전년대비 102명이었다. 많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제주에서의 인구 통계 작성 이후 첫 인구감소였기 때문에, 이에 따른 우려는 만만치 않았다.
그 이후 인구가 다시 늘어나면서 지난해 70만명까지 돌파했지만, 지난해 11월 70만1047명을 정점으로 매달 200명에서 300명 내외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2000명이 넘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2021년 인구 감소폭의 20배가 넘는 인구가 줄어들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내국인 인구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도내 내국인 인구는 제주도내 내국인 인구는 지난해 4월 67만7115명 이후 1년2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67만2252명이 기록되면서 1년2개월 동안 4863명이 감소했다.
제주도내 외국인 인구가 꾸준이 늘어나면서 이 내국인 인구 감소폭을 상쇄해왔지만, 외국인 인구 증가가 둔화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내국인 인구 감소가 외국인 인구 증가를 앞질러 전체인구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인구 감소에는 '인구 순유출'의 영향이 크다. 제주에서의 삶을 접고 떠나는 이들이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올해는 5월까지만 해도 순유출 인구가 1956명이 기록되면서 상당한 수준의 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제주에서 모두 1687명의 인구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14년만에 인구 순유출이 나타난 바 있는데, 올해는 이미 5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순유출 규모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형국이다.
제주에서의 인구 순유출은 특히 20대에서 40대까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두드러진다. 이는 제주의 임금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물가는 상당히 높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의 임금은 특히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
이외에 전국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부동산 가격 등도 젊은 층이 제주를 등지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아울러 제주의 경우 산업구조가 1차산업과 서비스업, 관광산업 등에 치중돼 있어 젊은 층이 다양한 일자리를 경험해볼 수 없다는 것도 제주를 떠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한다.
기존에 제주가 '힐링'의 이미지로 방송 등의 미디어에 노출됐었다면, 현재는 저임금 등 현실적인 문제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젊은이들이 제주를 등지는 것은 물론 제주로 이주해오려는 움직임 역시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 다른 지방에 비해 문화 및 의료 등 각종 생활인프라 수준이 부족한 것 역시 젊은 층이 제주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자연인구 감소폭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제주 인구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들어 제주에서는 1094명의 아기가 태어난 것에 비해 1708명이 사망하면서, 모두 614명의 인구가 자연감소했다.
이처럼 제주의 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되면 향후 제주에 미치게 되는 충격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허리'가 사라지면서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에서는 조만간 이와 같은 인구감소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계획을 발표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이달 초 제주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도정 차원의 인구정책을 준비 중임을 전했다.
제주에서 역대급 인구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도정이 준비 중인 인구정책이 어떤 대책들을 내놓게 될 지에도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