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전 세계 크루즈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가운데, 제주를 비롯한 국내 크루즈 관광객 회복이 더딘 이유가 까다로운 입국심사 절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11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이틀째인 11일 한국크루즈발전협의회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나영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 매니저가 문제를 제기한 내용이다.
김 매니저는 이날 크루즈발전협의회 세션 발표에서 “카리브해나 호주, 싱가포르에서 출항하는 기항지의 크루즈 승객에 대해서는 대면 입국 절차가 시행되지 않는다”면서 “대면 입국 절차가 시행되는 곳은 한국과 일본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매니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승객들이 여권을 선박에 보관하도록 요구하는 것과 달리 한국 정부는 승객들이 여권을 직접 소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부분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승객들이 여권을 들고 다닐 것인지 여부는 승객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일단 하선 후에는 대면 심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시간적으로 비교하면 해외에서는 10~15분이면 통관 절차가 진행되는 반면에 제주에서는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제주는 비자가 없어도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인지도가 놀아졌는데, 지금은 오히려 입국 절차가 크루즈 승객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부분이 됐다”면서 절차적인 부분만 해결되면 제주의 크루즈 관광객 수용 여건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최근에는 항공편과 마찬가지로 크루즈도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작 강정항에 도착하면 우왕좌왕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면서 “예전에는 여행사에서 미리 짜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버스를 타고 나가면 되지만,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 시점에서는 택시나 셔틀버스 수요를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의근 제주관광학회 회장도 이날 크루즈포럼 행사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정항의 경우 서귀포 매일올레시장까지 교통편을 단시간에 1000~2000명까지 수송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안돼 있다”면서 “해외 시장의 패턴을 벤치마킹해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준비를 하면 지역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초대형 크루즈선이 오다 보면 출입국 관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항지인 제주에서 돈을 쓰면서 관광하고 소비할 시간이 줄어 제주도로서는 엄청난 손해”라면서 “두 시간만 더 체류해도 연간 수백, 수천억 원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셈”이라고 입국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김 회장은 “연내에 제주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공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은 12일 해외 연사 등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를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