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도 받지 못해 ... 제주,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각종 갑질과 고물가 및 하자 있는 기념품의 판매 등으로 제주관광의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정도로 관리가 안된 숙소가 버젓이 손님을 받고 있는데다, 업주 등도 이에 대해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제주관광업에 다시 한 번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청 '도지사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지난 9일 자로 제주도내 한 숙박업소의 관리실태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글쓴이는 지난해 8월 한 숙박 플랫폼을 통해 8월20일부터 9월17일까지 한달살기 목적으로 제주도내 한 숙박업소를 예약했으나, 실제로 방문한 숙소의 관리 수준이 엉망이다는 내용을 전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숙소의 욕실에선 샤워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그릇 등의 식기 등에는 먼지는 물론 음식물찌꺼기 등까지 묻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숙소의 창문에선 방충망도 제대로 닫히질 않아 모기는 물론 각종 벌레들이 숙소로 들어오기도 했으며, 세탁기의 경우는 먼지망이 꽉차서 먼지가 터져나오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글쓴이는 이에 해당 숙박업소의 업주에게 숙소에 와서 상황을 살펴보고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업주는 이를 거절하고 "그럴거면 호텔로 가라"는 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또한 이와 같은 숙소의 상태에 대해 해당 숙소를 예약한 숙박업 플랫폼 측에도 알렸지만, 어떤 조치도 받지 못했으며, 결국 1박만 하고 숙소에서 퇴실했음을 전했다.
글쓴이는 이후 소비자보호원에 이 사실을 알리고, 약 10개월에 걸친 조정을 거쳐 업주와 숙박업 플랫폼이 위약금을 빼고 환불을 해줘야 한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플랫폼 측에서는 환불을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쓴이는 그러면서 해당 숙소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물들을 글과 함께 올리기도 했다. 글쓴이가 올린 영상에는 작동하지 않는 샤워기와 닫히지 않는 방충망, 먼지가 가득 찬 것으로 보이는 세탁기의 먼지망 등이 고스란이 찍혀 있었다.
글쓴이는 이와 관련해 "쉼이 필요해서 간 제주가 악몽이 됐고,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 곳이 되어버렸다"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도지사에게 바란다 등의 제주도청 민원 게시판에 이와 같은 내용을 올린다는 점을 전했다.
아직 이 사례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제주에선 이처럼 제주에 여행 등을 왔다가 당한 부당한 사례 등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제주관광 이미지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서귀포시내 한 흑돼지고기 전문점을 이용한 손님이 비계의 비중이 상당한 삼겹살 사진과 결제 영수증 등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사례는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제주 관광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
최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수욕장에서 갑질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협재해수욕장을 방문한 이가 6만원을 주고 평상을 빌리고 이후 치킨을 주문했는데, 평상 대여 업주가 "제휴 맺은 업체가 아니면 평상에서 먹을 수 없다"며 치킨의 취식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평상을 돈을 주고 빌렸는데, 왜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고, 또 다른 누리꾼들은 "평상을 빌리는데 6만원이나 한다"며 평상 대여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제주에 가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거나, 차라리 동남아를 가는 것이 효율적인다"라는 성토가 올라오기도 했다.
이외에 이달 초에는 제주도청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게시판에 제주에 관광을 온 후 제주 감귤을 형상화한 케릭터가 달린 기념품 볼펜을 구입했는데, 잉크가 없어 쓸 수 없는 볼펜이었다는 점을 전하면서 "사기를 당한 기분이다. 만약 외국인이 샀다면 이런 사기적 상술에 한국 욕을 했을 듯"이라고 성토했다.
이렇듯 제주에서 여행 등을 즐기면서 각종 갑질 및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들이 연이어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제주관광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한달살이를 목적으로 했던 여행객의 숙소 사례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제주관광에 다시 한 번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