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9-19 15:34 (목)
푹푹 찌는 여름, 시원한 물방울 그림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푹푹 찌는 여름, 시원한 물방울 그림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 최영옥
  • 승인 2024.07.02 18:3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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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문화관광해설사협회 '문화 두드림' <4> 제주도문화관광해설사 최영옥

무더운 여름 가족과 함께하는 미술관 나들이는 어떨까?

제주도 서쪽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은 제주도의 자연경관과 예술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김창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김창열 작가의 작품들은 사진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다. 무더운 7월의 여름에는 산과 계곡, 바다도 좋지만,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에 가서 김창열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자.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작은 크기의 제주도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돌담길을 따라 걸어가면 입구에 쉽게 다다를 수 있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입구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입구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김창열 작가의 그림이 전시된 공간이다. 김창열(1929-2021)은 한국의 현대 미술가로 물방울 작가로 유명하며, 1972년 파리의 초대전에 출품한 ‘밤의 행사’를 계기로 50여 년 동안 물방울을 그렸다. 창열 작가와 제주도와의 첫 만남은 한국전쟁으로 올라간다. 제주에서 1년6개월 피난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제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했다. 돌아갈 수 없는 고향 평안남도 맹산을 대신하여 제주에서의 삶을 기억하고 제주를 마음의 안식처로 생각했다. 제주도와의 인연으로 대표작품 220점을 제주도에 무상 기증하였고, 이를 기념하여 2016년 9월 제주도 저지예술인마을에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이 개관했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에서는 주기적으로 『소장품기획전』을 포함하여 작품이 교체되어 전시되고 있다.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관건축물 그 자체로도 인상적인 곳이다. 검은색 안료를 넣은 노출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미술관 건물은 차분하면서도 경건한 느낌을 주는데 미술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진다.또한, 전시실과 교육실, 야외광장과 미디어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실감 체험관’도 있어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빛의 중정과 독립된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창문을 통해 환하게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로비에서는 김창열 작가의 일대기와 작품을 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따로 영상관에서는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작품’ 등을 미디어아트로도 감상할 수 있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로비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로비

1929년 평남 맹산에서 출생한 김창열 작가는 평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사셨다. 6.25전쟁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그리움과 전쟁의 아픔을 작품으로 표현하셨다. 작가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천자문의 모습도, 6.25 전쟁의 아픔도 물방울을 통해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물방울과 천자문을 통해서나마 잠시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을까? 김창열 작가의 작품에서 물방울의 다양한 형태가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 문자의 발견 :현실과 이상의 미학 (1전시실)

1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후반 신문위에 그린 다양한 물방울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후 김창열 작가의 작품에 문자가 어떻게 표현되는 지를 이번 소장품기획전 전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소장품기획전이 열리는 1전시실에서는 실물 같은 물방울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작가는 물방울만을 그린 것 같지만 물방울은 하나의 소재였고 그 안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실험적인 작품도 많이 있고 그 중에 대표적인 작품이 신문위에 그려진 물방울작품들이다. 초기 작품에는 물방울이 아니라 점액질 형태로 나타났다. 이후 발전을 거듭해서 1975년『르 피가로』지에 최초로 신문위에 물방울을 그린 작품이 등장한다. 신문위에 그려진 물방울 그림은 배경에 한자가 등장하며 ‘회귀(回歸)’ 작품으로 발전을 거듭한다.

# 회귀, 다시 돌아오다. (2,3전시실)

김창열 작가의 그림의 배경이 된 천자문은 유년시절의 추억이자 다시 자신으로 돌아오는 회귀(回歸), 즉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작품의 다양성을 추구한 김창열 작가의 작품은 회귀작품들로 보여준다. 문자와 물방울의 탐색은 한자위에 물방울을 그린 회귀 작품들로 이어진다. 회귀작품속의 배경이 되는 천자문은 한글보다 먼저 천자문을 배웠던 김창열 작가의 추억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배웠던 천자문은 가족,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작품으로 표현되고 있다. 김창열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관람객은 잠시나마 순수했던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 빛의 중정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나가면 미술관 건물 가운데 빛의 중정이 있다. 미술관은 그림 작품뿐만이 아니라 김창열 작가의 설치작품도 있다. 빛의 중정에는 커다란 돌 위에 세 개의 물방울이 있는 설치작품‘삼신(三神)’이 있고 분수가 뿜어져 나온다. 중정 분수는 10분 가동 10분 정지를 반복한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빛의 중정. 설치작품 (삼신 三神)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빛의 중정. 설치작품 (삼신 三神)

제주도립 김창열 전시실을 관람한 후 빛의 중정을 보면서 한 바퀴 돌아 옥상에 올라가면 미술관 건물을 조망할 수 있다.

하늘 상공에서 바라 본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제공)
하늘 상공에서 바라 본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제공)

미술관은 홍재승 건축가가 설계하였다. 김창열 작가의 예술철학인 ‘회귀’를 모티브 삼아 미술관을 한자의 회‘回’처럼 설계하였다. 아쉽게도 옥상에서는 느낄 수 없지만 상공에서 찍은 사진에서 작가의 예술철학을 품은 건축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김창열 작가가 제주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었던 열망 그대로 미술관 건물은 제주의 자연 속에서 푸른 창공을 마주하고 있다. 

미술관 옥상을 지나서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물방울과 미디어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실감체험관이 있다. 무중력 물방울 코너 에서는 플리커 현상으로 물방울이 정지해 보이는 효과를 감상할 수 있다.

무중력 물방울은 물줄기같은 물방울이 흘러내리는 장치가 되어있다. 손가락에 흘러내리는 물방울 이미지가 닿으면 실제 물방울과 유사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실감체험관의 3면의 스크린에 비치는 미디어아트영상을 통해서는 물방울의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실감체험관 내부
실감체험관 내부

미술관 주변 볼거리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안내도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안내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저지문화예술인마을과 오설록 티 뮤지엄 근처에 위치해 있다. 제주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에는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외에도 제주현대미술관, 예나르 제주 공예박물관 등 다양한 미술관이 많이 있어 마을투어와 건축투어를 함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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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주 2024-07-19 08:56:03
미술관 방문 예정인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고임선 2024-07-06 10:57:11
故 김창열화백의 물방울 속으로 풍덩 빠져들어 봐야 겠네요. 여름날 하루 온전히 저지예술인마을에서 눈호강 해 봐야 겠네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문정원 2024-07-06 10:54:39
더운 여름, 지루한 시간을 건너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예술의 바당에 빠져봅시당

제주사랑 2024-07-05 12:27:15
기사 잘 봤습니다^^ 몰랐던 작가인데 물방울 주제가 흥미롭네요~ 기회되면 들르고 싶습니다

윤순희 2024-07-02 20:27:45
답답한 장마철 물방울그림으로 시원하게...주말은 김창열미술관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