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현 마스코트 '쿠마몬' 캐릭터 곳곳에서 노출
일부 누리꾼 "제주 캐릭터도 많은데 ... 왜 일본 캐릭터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이자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는 백약이오름 입구의 곳곳에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쿠마몬'의 조형물과 현수막 등이 내걸리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유료로 운영 중인 백약이오름의 주차장 곳곳에 일본 규슈 지방 구마모토현의 마스코트인 '쿠마몬' 캐릭터 조형물은 물론, 이 캐릭터를 활용한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백약이오름은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 중 한 곳으로 방송 등에 노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여기에 더해 오름이 완만하고 등산로 정비가 비교적 잘 돼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아 많은 관광객 및 탐방객들이 찾는 곳이다.
더군다나 제주의 동쪽 오름군락을 조망할 수 있는데다, 전형적인 제주의 목초지 풍경도 갖고 있어 제주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는 오름의 입구 공터에 무료 주차장이 조성돼 있어 오름을 방문하는 많은 이들이 이 주차장을 활용해 오름 탐방에 나서곤 했다.
다만 이 주차장이 지난해 말 유료로 전환됐다. 백약이오름은 공유지와 사유지가 혼재돼 있는데, 무료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터는 사유지였다. 지난해 12월 기존에 임야였던 지목이 변경되고, 민간 주차장으로 개발되면서 유료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주차장이 조성되면서 이 주차장을 중심으로 일부 조형물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백약이오름'을 나타내는 철재구조물이 설치됐고, 이 철제구조물 옆으로 곰의 조형물도 만들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곰이 일본 규수 지방 구마모토현의 마스코트인 '쿠마몬'이라는 사실이다. 쿠마몬은 2010년 구마모토현이 지역 홍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작한 홍보용 캐릭터다. 발표 직후부터 일본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구마모토현 곳곳에 이 캐릭터를 활용한 홍보물을 찾아볼 수 있게 됐고, 각종 상품에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광고는 물론 에니메이션과 게임 등에도 출연하면서 아직까지도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백약이오름의 쿠마몬은 조형물로만 설치돼 있는 것이 아니라, 백약이오름을 홍보하는 현수막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어, 주차장의 곳곳에서 이 쿠마몬 캐릭터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일부 누리꾼들은 "왜 제주의 오름 입구에 일본 관광지 캐릭터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왜 쿠마몬이 제주의 오름 입구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 캐릭터가 포토스팟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주차비를 내면서까지 일부러 백약이오름을 찾아올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백약이오름이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 중 하나인만큼, 오름의 입구에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할 것이었으면 일본이 아닌 제주를 나타낼 수 있는 캐릭터 조형물을 만들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쿠마몬 캐릭터가 인기 있는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왜 일본 한 지방의 캐릭터를 제주 오름 입구에 설치를 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나라는 물론 제주에도 대표적인 캐릭터 등이 많은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백약이오름을 관리하는 서귀포시청 등에도 이와 같은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올해 초에 백약이오름의 입구에 왜 일본의 캐릭터가 설치돼 있는지를 문의하는 민원이 몇 차례 접수됐고, 이에 서귀포시에서 현장확인에 나서기도 했다.
서귀포시는 다만 쿠마몬 캐릭터가 설치된 장소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행정에서 철거를 하거나 조형물을 다른 캐릭터로 바꾸도록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와 관련해선, 어떤 조치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