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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알뜨르 평화대공원, 역사적 상흔과 생태적 가치 함께 고려돼야”
“송악산‧알뜨르 평화대공원, 역사적 상흔과 생태적 가치 함께 고려돼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5.22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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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알뜨르사람들, ‘평화대공원 조성 어떻게 할 것인가?’ 공개토론회 개최

강봉수 교수 “기존 평화대공원 구상, ‘평화’보다 경제적 가치에 방점” 지적
조성윤 교수 “태평양전쟁과 4.3, 한국전쟁을 하나로 묶는 전시 구상돼야”
송악산‧알뜨르 평화대공원 조성 사업에 대한 제주도의 구상이 평화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알뜨르 비행장 내 격납고.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송악산‧알뜨르 평화대공원 조성 사업에 대한 제주도의 구상이 평화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알뜨르 비행장 내 격납고.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올해 초 국방부 소유 알뜨르비행장의 무상 사용 등을 골자로 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제주평화대공원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기존 제주도가 발주한 용역에서 제시된 구상이 평화적 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봉수 제주대 교수는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 평화대공원 조성 –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송악산 평화공원 조성 기존 계획(안)들의 평가적 분석’ 주제발표를 통해 가장 먼저 이 문제를 짚고 나섰다.

지난 2022년 제주연구원이 수행한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의 주민 수용성 제고 방안’ 용역과 같은 해 제주연구원의 ‘지속가능한 송악산 관리 및 지역상생 방안’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평화대공원 구상이 ‘주민수용성’과 ‘상생 방안’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두 용역은) 평화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 창출을 더 고려한 용역인 듯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칭) 제주평화대공원 사업이 실제로 진행되려면 국비 확보 방안 마련이 중요하고, 이보다 앞서 어떤 구상을 갖고 중앙정부를 설득할 것인지 명확히 정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면서 “사업의 결과가 경제적 가치 창출을 가져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화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를 더 고려하는 개발 사업이 된다면 평화공원 조성은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송악산과 알뜨르가 겪어온 역사적 상흔과 오늘날의 생태적 가치를 같이 고려하는 평화공원으로 조성돼 그 부산물로 경제적 가치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명명한 ‘(가칭) 송악산‧알뜨르 생태평화누리공원’이 취지에 맞게 조성되려면 기본 바탕이 되는 과거의 역사유적지와 현재의 생태환경이 잘 정비되고 보존되고 가꿔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과거 역사유적을 완전히 복원하고 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지역이 넓어 모든 구역을 돌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생태평화누리공원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전시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송악산 평화대공원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성윤 제주대 명예교수는 “제주평화대공원은 제주도민, 한국시민만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일본인과 중국인, 대만인이 방문해 전쟁의 파괴력과 고통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주도 당국이 이미 2008년 기본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2022년에 주민수용성에 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아직 제주도가 내세우는 평화의 개념과 방향, 일본군 전쟁유적을 활용한 평화공원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드는 데 대한 깊은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본격적인 실시 설계에 들어가기 전에 2008년 수립된 기본계획을 보완하는 작업을 하면서 1930년대 일본 해군의 항공기지를 재구성하는 위원회와 태평양전쟁과 4.3, 한국전쟁을 하나로 묶는 전시를 구상하는 전시구상위원회가 먼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맡겨줄 것을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앞서 그는 “한국사회에서는 과거 일본군이 사용하던 군사시설을 보존해 평화공원을 만든 적이 없고, 전쟁과 관련된 기념물이나 기념관도 서울 용산에 전쟁기념관이 있을 뿐 평화를 말하는 공원이나 기념관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일본군이 남경 폭력의 발진기지로 이용했던 알뜨르비행장 터를 평화공원으로 만든다면 유럽의 홀로코스트와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가장 큰 비극이었던 남경 학살과 직접 연결되는 유적지가 될 것”이라고 그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이 주최한 ‘평화대공원 조성 어떻게 할 것인가?’ 공개토론회가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렸다. /사진=미디어제주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이 주최한 ‘평화대공원 조성 어떻게 할 것인가?’ 공개토론회가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박성인 운영위원, 강봉수 교수, 조성윤 교수. /사진=미디어제주
22일 송악산‧알뜨르사람들 주최로 열린 ‘평화대공원 조성 어떻게 할 것인가?’ 공개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2일 송악산‧알뜨르사람들 주최로 열린 ‘평화대공원 조성 어떻게 할 것인가?’ 공개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이날 공개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의 김정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기존에 제안된 공원 조성 계획(안)들은 평화공원의 취지에 어긋나거나 투명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 제주도에서도 여러 건의 연구용역을 발주, 결과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지만 앞으로 지역 주민들과 도민 의견을 반영해 확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지난해 제주도가 신해원 부지 매입을 결정한 이후 종전 송악산 개발 반대책위원회의 정신을 이어받기로 하면서 창립된 비영리법인 단체로, 매월 보름날을 전후해 송악산 달마실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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