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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논란에서 드러난 ‘내 주머니 사정’이 중요했다”
“대파 논란에서 드러난 ‘내 주머니 사정’이 중요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4.04.11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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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제주 도민의 민주당 선택을 보며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변한 건 없다. 4년 전과 다르다면 인물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는 점뿐이다. 제주 도민들은 3개 선거구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택했다. 지난 2000년에 치러진 16대 총선에서 3석 가운데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가 1석을 차지한 이후, 일명 보수라 자처하는 정치세력은 제주에서 국회의원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제주는 탄탄한 민주당의 텃밭이다. 제주 도민들은 2004년 열린우리당 3석을 포함해 이번 국회의원 선거까지 모두 6차례 연속, 민주당을 선택했다. 선거 전에는 ‘다선 국회의원’에 대한 피로감이 없지 않았다. 서귀포시는 3선을 노리는 민주당 후보가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다선 피로감’도 먹히지 않았다. 이유는 뭘까?

미디어제주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JIBS제주방송, 제민일보, 뉴스1제주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제주의 가장 뜨거운 현안인 제2공항만 놓고 보자. 두 차례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에 대한 찬반 의견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 첫 여론조사는 제2공항에 건설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왔다. 첫 조사는 오차 범위를 벗어나서 ‘반대’하는 의견이 높았으나 두 번째 조사 때는 달랐다. 반대가 다소 높았지만 ‘찬성 반, 반대 반’일 정도로 찬반의 우위를 가리지 못했다. 그만큼 여론은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팽팽한 쪽으로 흘렀다.

태생적인지 모르겠으나, 국민의힘 후보들은 제2공항에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제2공항에 대한 여론조사 추이를 감안한다면 국민의힘 후보들이 덕을 봤어야 했다. 실제는 그러지 않았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약진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더 높게 나왔다.

21대 득표율을 우선 보자. 제주시 갑은 더불어민주당(송재호 후보) 48.7%, 미래통합당(장성철 후보) 37.07%였다. 제주시 을은 더불어민주당(오영훈 후보) 55.35%, 미래통합당(부상일 후보) 41.06%로 나왔다. 서귀포시는 더불어민주당(위성곤 후보) 55.48%, 미래통합당(강경필 후보) 43.36%였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최종 득표율은 어떤가. 제주시 갑은 더불어민주당(문대림 후보) 62.82%, 국민의힘(고광철 후보) 37.17%로 25.65%포인트 격차가 났다. 제주시 을은 더불어민주당(김한규 후보) 64.62%, 국민의힘(김승욱 후보) 31.99%로 무려 32.63%나 벌어졌다. 서귀포시는 더불어민주당(위성곤 후보) 54.0%, 미래통합당(강경필 후보) 45.99%로 8.01% 차이였다.

3선에 도전한 서귀포시 위성곤 후보의 득표율만 지난 21대 선거에 비해 소폭 낮았을 뿐, 제주는 상황이 달랐다. 제주시 갑과 을의 국민의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특히 제주시 을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는 해방 이후 제주에서 치러진 수많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역대 3위의 득표율을, 제주시 갑의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역대 4위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제주 도민들이 예년에 비해 높은 득표율로 민주당 후보를 택한 이유는 분명 있다. 여론조사에 답이 있다. 제2공항이 제주의 이슈인 건 분명하지만, 도민들의 요구사항은 제2공항에 있지 않았다. 미디어제주 등이 실시한 2차 여론조사를 보면, 이번 총선에서 다룰 제주의 주요 현안 중 1순위는 ‘물가 안정 및 민생경제 회복’이었다. 2순위인 제2공항에 비해 월등한 차이였다. 표는 여기서 갈렸다.

MBC 홈페이지 선거 방송 화면 캡쳐.
MBC 홈페이지 선거 방송 화면 캡쳐.

이런 현상을 상징하는 장면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손에 들었던 ‘875원 대파’다.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계속 치솟는다. 장바구니 물가는 겁나기만 하다. 장을 보러 가면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기자도 늘 즐겨 먹는 채소를 본체만체한다. 뛰어오른 물가 때문에 ‘먹지 말자’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875원 대파’가 그래서 웃기다. 그런 건 없기 때문이다. 밥값은 또 어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기류가 민심이다. 사실 선거는 집권당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 그걸 비웃은 게 이번 선거다. 제주의 민주당 3석을 비롯,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압도적 과반’을 만든 이유는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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