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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만에 끝난 '의미없는 회의'...뭣하러 개최했나
8분만에 끝난 '의미없는 회의'...뭣하러 개최했나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6.28 15:5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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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 관련 시장.군수 간담회...시.군의장 간담회도 '썰렁'

행정구조 개편 주민투표에 따른 제주도와 시.군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이뤄진 시장.군수 간담회는 김태환 도지사와 김영훈 제주시장이 각자 자신의 의견만 간략하게 피력한 후 8분만에 끝났다.

이처럼 별다른 성과없이 간담회가 끝나면서 일각에서는 사전 준비없이 무턱대고 간담회를 추진하면서 '의미없는 회의'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해프닝'의 연속이었다.

회의는 당초 오후 2시 도지사 집무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시간에 맞춰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자리에 앉았는데도, 시장.군수 중에서는 현한수 북제주군수 권한대행만 참석했다.

서귀포시에서는 해외출장중인 강상주 시장을 대신해 양광호 부시장이 참석했고, 남제주군에서는 강기권 군수를 대신해 고여호 부군수가 참석했다.

제주시에서는 김영훈 제주시장이 오후 2시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이도1동주민자치센터 행사에서 축사를 한 후 3시쯤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통보됐다.

이에 김태환 지사는 간단한 당부의 얘기만 하고, 김영훈 시장이 참석하면 회의를 정식으로 갖기로 하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훈 시장, 취재진 보이자 '신경질적 반응'

그런데 김영훈 제주시장은 오후 3시18분께 제주도청에 들어서 도지사 집무실로 향하다 취재진을 보자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겉옷을 벗어 팔에 걸치며 현관밖으로 다시 걸어나가 주위를 의아스럽게 했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김 시장이 회의장 입구에 기자들이 있다는 이유를 문제삼아 밖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행사 때문에 늦었다" 해명

김 시장은 3시26분께 다시 회의장으로 들어와 간담회는 바로 시작됐다.

먼저 김태환 지사가 김 시장이 늦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 지사는 "어제(27일) 이 자리에서 김 시장과는 많은 대화를 했었기 때문에 사실 오늘 회의에는 안와도 되지만 오도록 했다"며 "때맞춰 오후 2시 제주시민회관에서 행사가 있어서 간담회가 늦게 시작된 것이지 삐걱거리거나 어떤 갈등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영훈 시장도 이에 대해 해명했다.

김 시장은 "행사가 2시부터였는데, 식전행사 등을 하다보니 본 행사가 2시30분부터 시작돼 늦게 도착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의 '제스처'에 대한 해명이 끝나자 곧바로 관련 내용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다.

#서귀포시장 귀국하면 권한쟁의심판 문제 협의

김 지사는 "자꾸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니까, 이 문제(주민투표)가 원만하게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훈 시장은 "강상주 시장이 해외출장에서 7월1일 돌아올 예정인데 강 시장이 돌아오면 시장군수회의를 열어 권한쟁의심판 청구 문제 등을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협조를 당부하며 참석자들에게 악수를 권하고, 간담회를 마쳤다.

이 때 시간이 오후 3시34분.

정확히 8분만에 끝난 간담회였다.

#보이지 않는 '감정의 벽' 실감

그런데 강기권 남제주군수는 이날 오후 2시 현장방문을 마친 후 오후 3시께부터는 집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김영훈 제주시장도 참석을 안하는 방향으로 했다가 도청 관계자들의 설득으로 뒤늦게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제주도와 시.군간의 '감정의 벽'이 드리워져 있음을 실감케 했다.

#시.군의회 의장 간담회도 '썰렁'

한편 이날 오후 5시 집무실에서 열린 시.군의회 의장 간담회에서도 허성부 제주시의회 부의장과 이남희 북제주군의회 의장 등 2명만 참석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의장단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나머지 불참 의장단의 경우 개인일정 등을 이유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쟁의청구 도민 갈등으로 비춰질까 우려"

김태환 지사, 28일 시장.군수 간담회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28일  "행정구조 개편문제와 관련해서는 어차피 주민투표로 매듭지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주민투표가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시장.군수 간담회 자리에서  김영훈 제주시장이 회의참석이 늦어지게 되자 나머지 3개 시.군의 부단체장을 대상으로 주민투표와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김 지사는 이어 최근 김영훈 제주시장이 제주도가 주민투표를 건의하는 형식에 있어 시장.군수 및 지방의회의 의견을 배격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관련 법령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이에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김 지사는 특히 "권한쟁의 심판이나 위헌소지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제주도가 분명히 법적인 검토를 했고, 제주도 뿐만 아니라 행정자치부로부터도 법률자문을 받았다"며 주민투표와 관련해 법적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을 신중히 대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도민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고, 이 문제가 또 대외적으로 어떻게 비춰질지 우려된다"며 시.군의 신중한 판단을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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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한다 2005-06-28 18:07:08
도지사의 권위가 약해졌다고 하지만, 너무 한다.
도지사 권위 좀 세워주면 어디 덨나냐

구구구구 2005-06-28 18:05:16
평소에는 시청 기자실에서 부리나케 기자회견이다 뭐다 하는것같더니 오늘은 왠 제스처를 그리했을까.

홍길동 2005-06-28 17:35:19
서 한자리 할라고 난리구만
.....
버스 파업부터 어떻게 좀 해결 해봐라.....

어르신들 버스 두번 갈아타고
버스요금 때문에 주름살 하나 더 늘고 있다... 요 x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