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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읍·면지역 15분 도시 구현, 핵심은 '복합화'와 '네트워크'
제주 읍·면지역 15분 도시 구현, 핵심은 '복합화'와 '네트워크'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2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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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그리는 미래, 15분 도시 ④] 읍·면의15분 도시는?
제주도내 읍·면지역, 동지역 대비 인프라 시설 절대 부족
필수 인프라 시설의 복합화 필요 ...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

제주는 많은 이들이게 천혜의 자연환경이 위로를 주는 '힐링'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정작 '힐링'을 꿈꾸며 제주로 찾아온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많은 인구가 제주 동지역에 집중되며 지역불균형 문제는 날로 심화돼고 있다. 동지역에서는 늘어난 인구와 차량 등으로 극심한 교통혼잡과 주차난 등이 불거지며 주민들의 거주만족도는 떨어진다. 더군다나 이전까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도도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문제는 방치되면서 수년 동안 곪아갔다. 그 와중에 민선8기 제주도정이 '15분 도시 제주'의 구현을 꺼냈다. 이를 통해 제주가 가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제주에서 살아가는 도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미디어제주>는 4차례의 기획보도를 통해 민선8기 제주도정이 만드는 '15분 도시 제주' 모습을 보다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제주도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지난 9월25일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를 찾은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렇게 말했다.

“짧은 시간에 제주도민은 70만명을 돌파했다. 생활인구까지 감안하면 이제 100만 인구 시대가 곧 올 것을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제주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는 갖고 있는 가치를 온전히 살려내지 못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오영훈 지사의 언급대로 제주도내에서의 제주시 특정지역, 정확히는 동지역으로의 인구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제주시 동지역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겨우 13.8%에 불과하지만, 이 곳에 제주 전체 인구의 55%가 밀집돼 있다. 올해 10월 기준 38만8633명이 제주시 동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제주시와 비슷한 면적을 가진 서귀포시 표선면엔 올해 10월 기준 1만3053명이 거주하고 있다. 제주 전체 인구의 겨우 1.86%다. 더군다나 이마저도 게속 줄어들고 있다. 

제주 읍·면 지역에서 인구가 빠져나가고 제주시 동지역으로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주시 동지역에서 더욱 높은 수준의 주거만족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지역에서 높은 주거만족도가 나오는 이유도 어렵지 않다. 동지역에서 더욱 많은 필수 인프라의 편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표선면사무소에서 오영훈 지사는 “제주에서 제주시 노형동에 살든 표선면에 살든 남원읍에 살든 생활의 불편은 최소화되야 한다. 어디에 살든 제주도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지만 지역에 따른 생활의 불편 정도는 상당하다.

단적인 예로 오후 10시 표선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이 환자는 차로 병원까지 30분 이상을 달려야 하지만, 제주시 동지역에서는 10분 이내에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도착한다. 표선면 안에 해당 시간에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인프라의 수에서도 그 차이는 절대적이다. 제주시 구도심인 ‘일도1·이도1·삼도1·2 생활권’ 내에는 모두 82곳의 병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표선면엔 겨우 16개의 병의원만이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모두 표선면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표선리에 집중돼 있다. 표선면 안의 다른 마을들인 가시리·성읍리·세화리·토산리·하천리 등에는 지역별로 1곳의 보건진료소 이외에 병의원이 단 한 곳도 없다.

그 외 시설도 마찬가지다. 표선면에선 주거지에서 생활과 교육, 돌봄, 여가 활동 등을 위한 시설과의 평균 거리가 모두 1.5km 이상이다. 초등학교까지의 평균 최단거리는 2.84km이며 근린공원 및 어린이공원까지의 평균 최단거리는 6.57km에 달한다. 공공도서관까지의 평균 최단거리도 6.64km에 달한다. 표선면에서의 공공주차장 보급도 등록 차량 대비 겨우 12% 수준이다. 생활 불편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오영훈 지사가 강조한 ‘어디에 살든 행복한 삶을 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선 인프라의 보급이 우선될 수 밖에 없다. ‘15분 도시 제주’는 표선면과 같은 읍·면 지역에서의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인프라 보급에 집중하되, 단순한 양적 보급이 아닌 ‘시설의 복합화’와 ‘네트워크의 구축’을 통한 보급에 나설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25일 오후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에서 15분 도시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25일 오후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에서 15분 도시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읍·면 지역의 인프라 절대 부족, 보급은 어떻게?

읍·면 지역에서의 인프라 보급에서 중요한 점은 주민들이 근거리에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주민들에게 물리적으로 가까워야 하고, 해당 시설까지 가서 이용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편리성이 높아야 한다. 인프라 시설의 근접성과 접근성·편리성이 동시에 확보돼야 한다.

읍·면 지역의 경우 제주시 및 서귀포시 동지역보다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더욱 많긴 하지만, 근접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부지를 찾기는 도심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과제다. 더군다나 동지역보다 갖춰야 하는 인프라의 수가 더욱 많다. 이 인프라의 부지를 하나하나 확보하고 공급을 한다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 시설의 ‘복합화’다. 하나의 시설이 어린이를 위한 돌봄공간, 청소년을 위한 학습공간, 신노년의 사회참여를 돕는 경제 및 문화공간, 주민들의 교류를 돕는 공간 등의 역할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라해문 제주도 15분도시팀장은 이와 관련해 “도서관을 만든다고 했을 때, 그 안에 도서관의 기능만이 아니라 돌봄의 기능을 가진 다른 놀이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아니면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갔다가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광장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하나의 시설이 하나의 기능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2개, 혹은 3개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가질 수 있다. 복합적 공간, 대안적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 팀장은 일본 아오모리현 무쓰시에 있는 보육원 겸 유치원을 하나의 예로 들기도 했다. 해당 유치원은 건물의 지붕은 물론 각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 하나의 시설이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대표적인 시설이다.

이와 같은 시설의 보급만으로도 읍·면 지역에서의 주거만족도는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아울러 읍·면 지역에서의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마을 내의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각 마을만의 고유 문화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보급된 인프라 시설, 15분 도시의 완성은 네트워킹

하지만 이와 같은 인프라 시설의 보급만으로 읍·면 지역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순 없다. 읍·면 지역의 문제 해소를 위해선 동지역과는 다른 읍·면 지역만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의 경우 각 동 사이에 위계성이 존재하지 않는 수평적 공간이다.

반면 읍면지역에는 각각의 읍면 마다 중심이 되는 ‘리’가 있다. 표선면에서는 ‘표선리’가 거점의 역할을 하고, 애월읍에서는 ‘애월리’가 거점을 역할을 한다. 아울러 이 거점 지역을 보완해주는 지역들이 따로 존재한다. 읍·면지역의 생활권은 이와 같은 위계성 속에서 구성된다. 

읍·면 지역에서의 15분 도시는 위계성을 가지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이뤄진다. 시범지구인 표선면의 경우는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하는 표선리가 ‘지역중심’ 생활권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이 지역중심 생활권에서 대중교통 등을 활용해 15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가시리·성읍리 등이 ‘중간중심’ 생활권을 이룬다. 또 이 중간중심 생활권에서 자전거 등을 활용해 15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곳에 ‘기초중심’ 생활권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설정된 생활권 마다 모든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기보다는 각각의 생활권에 구축된 인프라 시설들이 다른 생활권의 인프라 시설과 적절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즉, 각 생활권 사이에 위계성을 가지는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른바 ‘네트워크 시티’다.

읍·면 지역에서의 15분 도시 제주 구현은 이처럼 ‘시설의 복합화’와 ‘네트워크 시티’의 구축에 동지역과 마찬가지로 보행 중심의 시설배치와 녹지 및 공공공간의 조성 등이 더해지면서 완성되게 된다.

다만 네트워크 시티와 보행 중심의 생활권이 충분히 제기능을 하기 위해선 대중교통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도민들로 하여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유인책의 병행이 따라와야 한다. 아울러 각 생활권 내에서 인도와 자전거 도로의 보급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와 같은 점이 확보돼야만 지역중심 생활권에서부터 기초중심 생활권까지 연동되며 유기적으로 제기능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교통망의 구축과 인프라 시설의 보급에는 역시 상당한 액수의 예산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동지역의 경우는 이미 충분히 보급돼 있는 인프라 시설이 있지만, 읍·면지역에서는 이처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프라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예산의 확보가 변수의 작용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제주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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