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3 23:17 (토)
제주 원도심의 미래는? 차도 줄이고 보행·자전거 활용 극대화
제주 원도심의 미래는? 차도 줄이고 보행·자전거 활용 극대화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28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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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그리는 미래, 15분 도시 ③] 동지역 원도심의 미래
동지역 원도심, 필수 인프라는 가깝지만 접근성 떨어져
차도 줄이고 보행환경 극대화 ... 이를 통해 접근성 향상
광장 및 공공공간의 확보도 더욱 늘려, 탄소중립도 달성

제주는 많은 이들이게 천혜의 자연환경이 위로를 주는 '힐링'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정작 '힐링'을 꿈꾸며 제주로 찾아온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많은 인구가 제주 동지역에 집중되며 지역불균형 문제는 날로 심화돼고 있다. 동지역에서는 늘어난 인구와 차량 등으로 극심한 교통혼잡과 주차난 등이 불거지며 주민들의 거주만족도는 떨어진다. 더군다나 이전까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도도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문제는 방치되면서 수년 동안 곪아갔다. 그 와중에 민선8기 제주도정이 '15분 도시 제주'의 구현을 꺼냈다. 이를 통해 제주가 가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제주에서 살아가는 도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미디어제주>는 4차례의 기획보도를 통해 민선8기 제주도정이 만드는 '15분 도시 제주' 모습을 보다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지금까지 도시는 공간중심으로 구성됐다. 상업은 상업대로, 업무는 업무대로, 주거는 주거대로 구분되어 도시의 곳곳에 자리잡았다. 이처럼 공간별로 나뉘어 있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삶의 영위를 위해 도시 내의 공간 사이를 이동해야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을 소요할 수 밖에 없었다.

제주에서는 이것이 더욱 큰 문제로 다가왔다. 70년 전 계획된 도시가 고스란히 현재까지 이어져온 제주시 원도심과 서귀포시 원도심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난 동지역의 인구와 차량 등으로 혼잡이 가중됐다. 이동 자체가 고역이었다. 주거지에서 나와 좁은 도로를 뚫고 나가더라도 부족한 주차공간은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상당한 시간 동안 빙빙 돌게 만들었다. 생활필수 인프라는 거리상으로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정작 이용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제주시 원도심인 삼도1동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원도심인 삼도1동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더군다나 동지역에는 인구가 몰려 있다. 생활필수인프라가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이용객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이용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점은 동지역 원도심에서 뚜렷하게 불거진다. 이를 이대로 놔두면 원도심의 인구는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찾아 떠나는 이들로 인해 꾸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원도심의 인구는 큰 폭으로 줄고 있고, 이와 동시에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4월 기준 제주시 대표적 원도심인 일도1동의 경우 인구가 겨우 2258명에 불과했다. 일도1동의 고령인구 비율은 무려 30.78%다. 제주에서 추자도를 제외하고 가장 높다. 이외에 원도심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령비율은 20%를 훌쩍 넘기고 있다. 노형동과 아라동, 외도동 등 비교적 쾌적한 주거조건을 갖춰 인구가 몰리는 다른 동지역의 고령인구 비율이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2배에서 3배까지 차이가 난다. 인구가 크게 줄어들고 고령비율이 높은 것은 서귀포 원도심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 도시가 구축된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시설까지 낡아가고 있다. 원도심은 쇠퇴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도심이 비고 슬럼화가 가속화되면서 각종 생활지표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원도심이 무너진다. 원도심이 무너지면 인근 다른 지역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이를 해결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가 꺼낸 해결책이 15분 도시다.

2023년 4월 기준 제주도내 읍면동별 인구현황과 고령화 비율. /자료=통계청.
2023년 4월 기준 제주도내 읍면동별 인구현황과 고령화 비율. /자료=통계청.

♢제주도가 원도심을 살리려는 방안, 15분 도시

‘n분 도시’는 도시를 단순히 공간으로 보는 차원을 넘어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측면에서 도시에 접근하는 방칙이다. 즉 지금까지의 ‘공간중심’ 도시계획에서 탈피해 ‘시간개념’의 도시로 변화하려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n분 생활권 안에서 필요한 시설과 서비스 등에 물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해야 하고, 일생생활의 대부분을 생활권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하며, 생활권 내에 누구나 동등하게 나은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공간과 생활의 지속가능성도 확보돼야 한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내용의 n분 도시 개념을 ‘15분 도시 제주’라는 이름으로 실현시키려 한다. 현재 걸어서 15분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800m에서 최대 1km로 설정하고 이 안에서 ▲생활 ▲교육 ▲돌봄 ▲건강 ▲여가 ▲업무 등 6가지 생활필수기능을 해결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도는 이를 위해 제주도를 모두 30개의 생활권으로 나눴다. 또 이 중 4개의 생활권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4개의 생활권 중 2곳이 앞서 언급한 문제점이 농축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동지역 원도심이다. 제주시에서는 ‘일도1·이도1·삼도1·2 생활권’이, 서귀포시에서는 ‘천지~송산 생활권’이 시범지구로 선정됐다.

'15분 도시 제주'의 시범지구 중 한 곳인 '일도1·이도1·삼도1·2 생활권'을 표시한 지도. /자료=제주특별자치도.
'15분 도시 제주'의 시범지구 중 한 곳인 '일도1·이도1·삼도1·2 생활권'을 표시한 지도. /자료=제주특별자치도.

♢이미 인프라는 가까운 거리에 … 동지역 15분 도시 어떻게?

‘15분 도시’의 표면적인 개념은 15분 이내에 생활필수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는 도시다. 이를 제주시 원도심인 일도1·이도1·삼도1·2 생활권에 접목시키면 이미 이 생활권은 15분 도시가 완성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주시 원도심 생활권에서 대부분의 생활필수인프라 시설은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문제는 앞서 설명했다시피 인프라시설까지의 ‘거리’가 아니다. 얼마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편하게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가다.

동지역 원도심 생활권에서의 15분 도시는 이 때문에 ‘거리’가 아니라 ‘접근성’과 ‘만족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위해 바탕에 깔린 개념이 ‘차선 다이어트’다. 차량 이용을 최대한 줄이고 보행 공간을 늘린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활용도 끌어올린다. 이를 통해 차도가 줄어들고 공간이 확보되면 최대한 공공이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활용한다. 이와 같은 단계를 밟아가며 도심에서의 삶의 질을 끓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도로를 가득 채운 차량이 줄어들고, 보행 및 자전거 활용이 원할해지고 대중교통이 편리성이 올라간다면 동지역 원도심에서 이미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각종 시설에 대한 접근성은 더욱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교통혼잡이나 주차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차량을 줄이고 도로를 새로운 통행의 공간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인프라 이용의 질은 올라간다.

줄어든 도로는 보행 및 자전거 등을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녹지 및 광장 등의 공간으로도 변모한다. 도시에서 탄소배출원은 줄이면서 동시에 탄소흡수원은 올린다. 제주시 동지역에서의 15분 도시 구현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도시의 모습을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제주시 원도심은 가지고 있는 녹지 및 수공간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보행중심 도시를 만든다. 도시의 남북방향으로 녹지 확보에 집중하고, 도시의 동서 방향으로는 보행로 확보와 광장 등 공공시설 확충에 힘쓴다.

이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15분 도시 도입을 위한 초기 단계에서는 생활권 내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설을 우선적으로 도입한다. 이는 기존 유휴공간 및 건축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이뤄진다. 제주시 구도심에서의 15분 도시 계획은 특히 제주시 이도1동의 옛 시민회관 건물을 활용한 생활SOC 시설의 도입 등을 최대한 활용한다. 이와 같은 사업과 연계할 경우 제주시 동지역 생활권에서의 돌봄 침 여가기능의 생활필수시설 확보가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옛 제주시민회관 자리에 만들어지고 있는 생활SOC시설의 조감도. /자료=제주특별자치도.
현재 옛 제주시민회관 자리에 만들어지고 있는 생활SOC시설의 조감도. /자료=제주특별자치도.

다음 단계에서 차선 다이어트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보행환경의 개선과 자전거 도로의 확충 등이 이뤄진다. 이후 마지막 단계에서는 지속가능한 15분 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의 수립과 정비사업 등을 통해 도시공간의 구조를 바꾸고, 각종 광장과 녹지 공간 등을 확보한다.

이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추진되는 15분 도시와 맥락을 같이 한다. 파리에서는 주요 도로의 폭을 대폭 축소하고 이를 자전거도로로 대체하고 있다. 일부 도로에서는 자전거 도로의 폭이 차도의 2~3배에 달하기도 한다. 이 덕분에 자전기 이용의 편리성은 상당히 올라가고 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활용해 출퇴근을 하는 등 자전거 활용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차선 축소 및 보행 환경의 개선’를 통한 15분 도시의 구현은 반작용도 불러온다. 업무 등과 관련해 차량을 필수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불편은 상당히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파리에서도 이와 관련한 불만의 목소리는 적지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 및 서귀포시 동지역에서의 15분 도시 구현은 이와 같은 ‘반작용’의 목소리를 어떻게 수용하는가 하는 점이 하나의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제주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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