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제주도 추경안 예산 갈등 ... 도의회, '부결'카드까지 만지작?
제주도 추경안 예산 갈등 ... 도의회, '부결'카드까지 만지작?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5.19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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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도의회 신경전 ... 예산안두고 물밑협상은 난항
도의회, 합의 못찾을 경우 의원총회 ... 심사보류 및 부결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신경전 속에서 제주도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역대급으로 삭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가운데, 이 예산안과 관련된 양측의 협의도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이 예산안과 관련해 ‘부결’ 카드까지 만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에 따르면 제416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의결을 앞두고 제주도와 도의회의 물밑 협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양측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는 추경 예산의 대규모 삭감을 피하기 위해 정무라인을 가동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와 관련해 새벽까지 예결위와 지속적으로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의 올해 첫 추경안은 이미 상임위에서 대규모 칼질이 이뤄진 바 있다.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던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 예산 151억원을 포함해 모두 156억8000만원이 삭감됐다. 이외에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일반회계  71억2100만원 및 특별회계 2억9000만원이 잘렸다.

문화관광체육위에서는 제주문화예술재단 기관운영 출연금 이외에 지원비가 잘리면서 59억5000만원이 삭감됐고, 환경도시위원회에서는 제주대 버스회차지 조성과 관련해 반영됐던 예산이 통으로 잘리면서 모두 109억이 삭감됐다. 농수축경제위원회 34억원 등이 잘렸다.

이렇게 상임위에서만 잘려나간 예산만 430억9100만원에 이른다. 이번에 제출된 추경안은 4128억원의 10분의 1 이상이 잘려나간 것이다. 이전 추경안 및 본예산 등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의 삭감이 이뤄진 형국이다.

이처럼 상임위에서 대규모 삭감이 이뤄졌지만 일각에서는 예결위에서 더욱 추가 삭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말그대로 역대급 수준의 삭감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삭감은 제주도와 도의회의 갈등과 신경전이 주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본예산 의결 과정에서 제주도의회가 증액한 일부 예산에 대해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혔는데, 그 이후 제주도의회가 증액한 후 심의 의결한 예산을 제주도 보조금심의위원회 심사에서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제주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그 이후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을 위해 제주도가 제출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제주도의회가 심사보류하고, 여기에 제주도가 즉각 반발하는 브리핑을 가지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제주도의 브리핑이 부적절했다는 질타가 예결위에서도 쏟아졌다.

이로 인해 상임위에서의 대규모 삭감에 더해 예결위에서의 추가 삭감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는 대규모 삭감을 피하기 위해 제주도의회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부터 시작된 협의는 19일 오전까지 지속되고 있다. 예산결산위원회는 이날 정오에 제4차 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그 전까지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라톤 협의에서도 양측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의회는 예결위 회의 이전까지의 협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의원총회를 열고 의회의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총회에서 논의될 내용은 3개의 안으로 정리되고 있다. 첫번째 안은 지금처럼 430억9100만원의 삭감 규모를 유지하면서 본회의에서 의결하는 안이다. 두 번째는 이번 추경안에 대한 심사보류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번 추경안 심사는 다음 회기인 417회 정례회에서 예산안을 다루게 된다.

세 번째 안은 예산안을 부결해버리는 안이다. 이렇게 되면 10여년만에 예산안 부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제주에서는 2014년에 2015년 본예산 심사를 하면서 제주도의회 계수조정을 마친 예산안에 대해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부동의, 예산안이 부결된 사례가 있다.

추경안이 부결되면 제주도가 추경안을 다시 편성해야 한다. 만약 예산이 부결되게 되면 이에 따른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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