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랑미술관 서재철 관장, <제주 포구> 펴내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오직 흑백사진으로 만나는 풍경이 있다. 지금은 전혀 볼 수 없는 장면인 바로 ‘포구’다. 제주 포구는 옛사람의 삶인데, 1980년대부터 시작된 해안도로 개발로 흔적을 잃어버렸다. 그나마 흑백사진에 담긴 장면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오랜기간 취재 현장에서 셔터를 눌렀던 포토갤러리 자연사랑미술관의 서재철 관장이 그 흔적을 책으로 내놓았다. 그가 내놓은 책은 <제주 포구>라는 이름이며, ‘바다의 길목에서 섬을 지키다’는 부제를 달았다.
제주 포구는 바다와 싸우며 일군 제주인들의 귀한 건축행위였다. 마을마다 작은 포구를 두는데, 제주 포구는 용암이 엉겨 붙은 바다 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이들에겐 귀한 안식처였다.
<제주 포구>는 이처럼 귀한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훑게 만든다. <제주 포구>는 제주시 용담1동에 있던 포구 ‘용수개맛’을 시작으로, 화북의 ‘별도포’까지 시계 반대 방향으로 72곳의 포구를 사진으로 보여준다.
“제주 사람들에게 포구는 기다림이요, 설렘이다.”
그는 머리글에서 포구가 가지는 상징성을 이처럼 꺼냈다. 멀리 바다를 향해 떠났던 아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포구에 있고, 떠나고자 하는 이들의 가슴 떨림도 포구에서 시작되지 않았던가.
서재철 관장은 사진으로 숱한 개인전을 열었고, 아주 귀한 제주의 옛 풍경을 가지고 있다. <제주 포구>는 한그루에서 펴냈으며, 3만원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