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찬·반 평행선 제주 제2공항 마지막 경청회, 제시된 의견은?
찬·반 평행선 제주 제2공항 마지막 경청회, 제시된 의견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5.14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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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제2공항 4차 경청회 열려 ... 1~4차 다양한 의견 접수
반대 측, 조류 위험성 및 동굴 등 언급 ... 찬성 측, 현 공항 혼잡 강조
제주 제2공항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 /자료=환경부.
제주 제2공항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 /자료=환경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마무리됐다. 마지막 경청회에서도 제2공항 찬·반측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제2공항 반대 측은 조류충돌 위험과 동굴 및 숨골 문제 등을 언급했고, 찬성 측은 지속적으로 현 제주공항의 혼잡 문제를 언급하면서 제2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주 제2공항 4차 도민경청회’가 13일 오후 3시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개최됐다.

서 지난 3월 29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첫 도민경청회가 열린데 이어 4월 5일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 4월 25일 제주시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1차에서 3차에 걸친 도민경청회에 총 1000여 명이 넘는 도민들이 참석,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각 지역별로 주민들이 찬·반 단체 및 도민들의 여러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의견 제시에도 불구하고 찬·반 의견은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렸다.

13일 4차 도민경청회에는 도민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설명, 찬・반측 대표 의견 제시, 플로어 의견 수렴 순으로 진행됐다.

도민경청회에는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맡은 포스코이앤씨 용역진을 비롯해 제주도 관계자가 참석했다.

제주 제2공항 찬성 측 대표자로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장와 조승철 제주안전실천시민연합대표, 반대 측 대표자에는 박찬식 시민정치연대제주가치 공동대표, 김현지 성산읍 주민이 나섰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 설명은 용역에 참여한 포스코이앤씨 정기면 이사가 발표했다.

정 이사는 △제2공항 건설 추진 배경 및 경과 △항공수요 예측에 따른 제2공항 운영방안 △시설 규모 및 배치계획 △환경관리계획 △지역 상생방안 △건설·운영 및 재원조달계획 등 제2공항 건설 추진계획 및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찬·반측 대표자가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반대 측 대표자로 참석한 성산읍 주민 김현지 씨는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성산읍 일대 조류충돌 위험성과 동굴·숨골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제주도가 나서 공동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지씨는 “제가 자라면서 바라본 제주의 자연은 이미 사라지고 죽어가고 있다”며 “수온 상승은 너무나도 빠르고, 지하수는 고갈되고 있다. 하수 처리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넘쳐나는 스레기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이제 청정하지도, 건강하지도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강행되는 제2공항은 정말 문제와 허점이 너무나도 많다”고 꼬집었다.

김현지씨는 “공항부지 8㎞ 이내에 하도, 종달, 오조, 신산, 신천 등 철새도래지가 있는데 이곳에 오는 새들에 대한 대책이 하나도 없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위험성 평가에서 제2공항 후보지 주변에서 발견된 조류 172종 중 39종만 충돌 위험성 평가에 포함시키도록 기준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동굴과 숨골과 관련해서는 “최근 성산지역에 최대 9.6m 두께의 클링커층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아래층에 만장굴 수준의 동굴이나 지하수의 통로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에 제주도가 나서 공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식 공동대표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제시된 공항 수용능력에 대한 변화와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제주국제공항의 시설 및 시스템을 개선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식 공동대표는 “제주공항과 제2공항의 수용능력을 합치게 되면 65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 시설이 제주도에 만들어지는데 왜 불필요하게 제주의 소중한 자연생태환경과 경관을 파괴하면서 제2공항을 지어야 하는가”라며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현 제주공항의 시설과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면 된다”며 현 제주공항 확충 입장을 밝혔다.

제2공항 건설 찬성 측 대표자인 조승철 대표는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제2공항 건설이 최적이며, 공항 인프라가 확충되면 생산유발효과, 취업유발효과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승철 대표는 “제주공항의 포화로 인한 혼잡으로 서비스 질이 저하되고 안전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관광객과 도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는 제2공항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제주공항 확장과 관련해서는 “제주공항에 대한 확장공사가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제주시 도심지역에 위치해 면적이 없기 때문에 확장이 어렵고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터미널 공간 확장과 활주로 확장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제주의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에 빈곤을 물려주어서는 더욱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병관 추진위원장은 제2공항이 건설되면 비행기 연발착과 결항사태를 해결하고, 제주공항과 제2공항이 상호 보완되면서 제주시 동·서부 지역이 함께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병관 추진위원장은 “최근 잦은 연발착과 결항으로 관광객들이 대합실에서 겪은 사태가 악몽이 되어 다시는 제주를 찾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활주로인 제2공항이 건설되면 비행기의 연발착과 결항상태는 모두 다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2공항은 제주시에 교통, 환경, 쓰레기, 오폐수, 소음문제를 크게 완화시켜주고, 제주공항과 제2공항이 상호 보완되면 제주시 동·서부지역의 상권이 모두 살아날 것”이라며 “이제는 8년의 갈등을 끊고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제2공항이 건설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제주도는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도민경청회에서 받은 서면 의견, 찬·반 발표의견과 함께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도민 의견수렴 내용을 종합해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공식 의견으로 접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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