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1:36 (수)
이어지는 4.3 왜곡·폄훼 ... 제주 학계서도 "중단하라" 비판
이어지는 4.3 왜곡·폄훼 ... 제주 학계서도 "중단하라" 비판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8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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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정의 위한 제주교수네트워크, 비판 성명 내놔
"4.3 진실과 가치 왜곡, 깊은 우려와 분노 금하지 못해"
지난 22일 제주시 명림로 4.3평화공원 및 행방불명인 위령비 입구 인근에 "제주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22일 제주시 명림로 4.3평화공원 및 행방불명인 위령비 입구 인근에 "제주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4.3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이어지는 가운데, 학계에서도 이를 비판하고, 역사 왜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도내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진실과 정의를 위한 제주교수네트워크’는 28일 오후 성명을 내고 “긍우 세력은 제주4.3을 폄훼하는 역사 왜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제주도내는 물론 도외에서도 제주4.3과 관련된 사실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지난달 13일에는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서울강남갑)이 4.3평화공원을 방문, “4.3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4.3왜곡 발언을 꺼냈다. 이외에도 14일 부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고, 방송사 인터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도 발언을 지속했다.

이달 21일부터는 제주도내 곳곳에 4.3왜곡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우리공화당과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4개 정당 명의로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렸고, 자유논객연합이 후원 형식으로 이름을 더했다. 모두 극우 성향의 정당 및 단체다.

서울대에서는 보수 종교단체의 주도로 4.3을 왜곡하는 내용의 강연이 열려 서울대 학생들의 공분을 샀으며, 그 외에 극우 단체인 서북청년단이 4.3과 관련된 사실을 왜곡하면서 4월3일 제주4.3평화공원 인근에서 집회를 갖는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주교수네트워크는 이처럼 4.3왜곡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4.3의 진실과 가치를 왜곡 및 폄훼하는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극우세력은 4.3에 대해 공산폭동이며 양민 학살은 대한민국 적화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났던 불행한 일이라고 정당화한다”며 “하지만 역사의 진실은 다르다. 4.3은 좌우 대립 속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분단 정부로 수립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이며, 이승만 대통령은 당시 권력의 정점에 서서 수만 명의 제주도민 학살을 명령한 장본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극우 세력은 이러한 4.3의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면 도저히 분단 미화 작업을 할 수 없기에 4.3을 폄훼하는 역사 왜곡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는 우리 사회를 더 큰 분열로 몰아가는 행위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제주교수네트워크는 “분명 4.3은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용기 있게 정직하게 대면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4ㆍ3의 정신인 화해와 상생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극우 세력은 4.3을 폄훼하는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에 동참해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 증진을 위한 발걸음에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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