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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투성이 제주 제2공항? "환경·수요예측 등 모든 것 부족"
문제투성이 제주 제2공항? "환경·수요예측 등 모든 것 부족"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4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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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제2공항 8km 이내 철새도래지 산재, 보전 대책 없어"
'2055년 항공수요 3970만명'도 지적 ... "수요 예측 잘못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한 주민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환경훼손 및 수요예측, 대안마련 등과 관련해 전방위적인 비판이 나왔다.

제2공항 건설이 야기하게 될 환경훼손 문제와 관련해선 무엇도 해결된 것이 없음에도 국토부가 공항 건설을 강행하고 있으며, 제2공항 추진 필요성의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된 수요예측 역시 근거가 부족한데다, 현 제주공항의 확충이 가능하고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음에도 국토부가 이를 무시한 채 제2공항을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민생당은 혁신과미래연구원과 공동으로 2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갈등 8년 제주 제2공항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긴급진단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현재 기본계획 마련 절차가 진행 중인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특히 제2공항과 관련된 문제점 및 이슈를 크게 3가지로 나눠 설명했는데, 환경문제와 제2공항 공항 필요성의 문제, 항공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대안 관련 문제 등이다.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2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갈등 8년 제주 제2공항 어떻게 해야 하나’ 긴급진단 정책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서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2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갈등 8년 제주 제2공항 어떻게 해야 하나’ 긴급진단 정책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서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지속되는 환경 문제 … 훼손 방지 위한 보완, 사실상 전혀 없어

박찬식 대표는 먼저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환경훼손 문제를 꺼내들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한 협의 결과 조건부로 통과시켜주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 검토기관이 환경훼손 우려를 나타내고, 입지 타당성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환경부는 “입지타당성이 증명됐다”며 통과시켜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일자 환경부는 “제기된 우려는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에서 다뤄질 내용”이라는 취지의 해명까지 내놨다. 환경영향평가와 관련된 협의는 제주도에서 한다. 즉 환경보전에 앞장서야할 환경부가 환경훼손 우려에 눈과 귀를 닫고 책임을 제주도에 떠넘긴 꼴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도내 사회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해 먼저 조류충돌 영향과 서식지 보호 문제를 언급했다. 박 대표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된 중요한 쟁점들 중 가장 큰 문제는 조류 충돌과 서식지 보호 문제”라며 “항공안전에는 조류 충돌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조류 충돌을 예방하면서 조류 서식지 보전도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제2공항 인근이 철새도래지의 벨트다. 조류 충돌과 철새 도래지 보호가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어 “제2공항이 만들어지게 되면 8km 범위 안에는 조류 서식지 등이 있으면 안된다. 하지만 하도 철세도래지부터 오조·종달·신산·남원 해안에 이르기까지 5개 정도의 철새 도래지가 연결이 돼 있고, 모두 8km 안에 들어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하지만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나온 8km 이내 대책은 항공안전 대책 밖에 없다”며 서식지 보전 대책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이와 같은 지적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전문기관의 의견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일부 전문기관 역시 항공기 안전 대책과 조류 서식지 보전 대책이 서로 상충한다며 보완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철새도래지 보전보다는 항공안전 대책 마련에 치우치면서, 인근 철새도래지에서 확인되는 저어새와 같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보호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전문기관 역시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보호 문제를 지적하고 있으며, 박 대표 역시 이와 같은 점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아울러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그 외 다양한 멸종위기종의 서식지 훼손에 대한 저감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숨골문제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제2공항 건설로 영향을 받게 되는 153개가 있다. 박 대표는 “성산읍 쪽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인데 하천이 흐르지 않는 이유는 숨골을 통해 물이 바로 빠지기 때문”이라며 “이 숨골을 막아버리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지하수 함양력이 떨여지고, 인근에 홍수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해수침투가 많아지면서 1차 산업에 악영향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제2공항 계획도. /사진=환경부.
제주 제2공항 계획도. /사진=환경부.

♢ 2055년까지 제주 항공수요 3970만명? “엉터리로 조사된 수요”

박 대표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으로 언급되는 향후 제주도내 항공 수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토부가 올해 제2공항 건설 기본계획안에서 밝히고 있는 제주도내 항공수요는 2055년까지 3970만명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와 같은 수요 예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국토부의 항공수요 예측은 제주공항의 국내선 여객 변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하지만 이는 “2005년에서 2016년까지 불과 10년 사이에 관광객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2020년 들어 관광객이 대폭 줄었고, 지난해 다시 늘어나긴 했지만 국제석 하늘길이 열리면서 올해 들어 다시 감소 추세다. 즉, 2018~2019년 이후 제주의 관광객수는 늘어나기는 커녕 줄어들거나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다. 관광객수가 답보상태에 있다보니 공항이용객 역시 마찬가지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 노령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여행인구가 감소, 향후 항공수요 역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가 제2공항 추진 과정에서 내놓은 예상 항공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국토부는 2015년 사전타당성 조사에서는 2055년까지의 항공수요를 4557만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2016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4047만명으로 줄었고, 올해 기본계획에서는 3970만명까지 감소했다.

현재의 관광객 및 공항이용객 수 증감 현황 등을 고려하고, 인구 고령화 및 감소 등을 고려해봤을 때 실제 2055년 항공수요는 국토부가 예상한 3970만명보다 더욱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아울러 올해 기본계획에서의 예상 항공수요가 사전타당성에서 제시된 것보다 600만명 가량 줄어든 부분을 지적하며 “이는 중대한 사전 변경이다. 예상 항공수요가 600만명 정도 줄어들었으면 제2공항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와 같은 절차는 없이 제2공항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이어 제2공항 건설 없이 현재의 제주국제공항 관제시설 정비 및 시설 확충 등으로 향후 항공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 “제2공항 갈등 해결, 방법은 주민투표”

박 대표는 이외에도 현재 8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해 주민투표로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박 대표는 먼저 “제2공항 찬성 및 반대를 떠나 도민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대다수가 동의를 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등에서도 다수의 도민이 기존 여론조사 결과 수용 또는 주민투표를 통해 제2공항 갈등을 매듭짓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제2공항에 대해 소신을 밝히지 않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도민결정권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국회의원과 도의원 다수도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민투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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