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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수요예측? 엉터리 ... 문제점 지속 지적할 것"
"제주 제2공항 수요예측? 엉터리 ... 문제점 지속 지적할 것"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0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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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기본계획 관련 문제점들 지적
관련 TF팀도 구성, 자체 조사 및 전문가 자문 등 통해 검증
제주 제2공항 계획도. /사진=환경부.
제주 제2공항 계획도. /사진=환경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기본계획과 관련해 계획의 적정성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환경부의 협의의견을 무시한 데다 기본계획의 수요예측도 부풀려졌으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역시 부실했다는 비판이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0일 오전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기본계획에 제시된 제주 제2공항 계획의 적정성에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이 먼저 지적한 내용은 국토부가 환경부의 협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앞서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해 조건부 동의 입장을 내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공항개발 기본계획 수립 및 실시계획 수립·승인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와 같은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 이후 이틀이 지난 시점에 기본계획안을 내놓고 제주도에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시기적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협의된 내용이 기본계획안에 실리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 점을 들어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반영하지 않은 기본계획안을 제주도에 제출했다”며 “이는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제주 항공수요 역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나온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항공수요는 2055년 기준 연간 3970만명 수준이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와 같은 수요예측을 두고 “관광객이 급증하던 시기의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 경향은 일시적인 현상일뿐, 지속가능하지 않음에도 지속적인 증가를 예측하는 것은 중대한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항공수요 예측이 인구의 고령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본계획의 수요예측에서 지역별 인구수는 반영했지만, 노령화로 인한 인구구성 변화는 반영하지 않았다”며 “인구감소뿐 아니라 가속되는 노령화 추세로 75세 미만 인구가 2020년 4834만명에서 2050년 3568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 관광객이 20~50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노령화로 인한 내국인 관광객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수요예측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및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2045년 이후 항공수요가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본계획에서는 2055년까지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대한 근거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시민사회와 언론은 물론 도정의 공식 정책문서에서도 관광수용력의 한계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지적되고, 관광정책을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상돼 있다. 기본계획에서는 이런 관광정책 변화 경향을 반영해야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 이전까지의 관광객 증가 경향만 반영했다”고 꼬집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자체에 대해서도 “규모의 적정성조차 검토하지 않은 엉터리 부실평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한 검토를 수행한 국립생태원이 제2공항에 대해 “사업규모의 축소나 시설의 위치 변경 등에 대해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부분을 언급하며 “하지만 이번에 제출된 기본계획의 사업규모는 2019년 기본계획보다 오히려 더 커졌다. 기본계획의 수요예측을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제2공항의 규모는 불필요하게 환경을 훼손하고, 세금을 낭비하는 과잉시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제2공항이 만들어질 경우 법정보호종 등 생물다양성, 숨골과 동굴 되메우기로 인한 지하수 함양과 홍수 피해, 농지수용으로 인한 주민 피해 등이 예상된다”며 “아울러 연계도록 신설 및 확장과 숙박 및 레저시설 등의 개발로 자연녹지와 농지가 상실되고, 세계자연유산인 일출봉과 동부 오름군락의 경관 악화도 예산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2공항에 대해 “환경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므로 환경영향을 고려해 입지계획 및 사업규모를 재검토하라는 검토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계획을 통과시킨 것은 계획의 적정성을 평가해야 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취지를 부정한 부실평가이며 환경부의 직무유기”이라고 비판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앞으로도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기본계획과 관련된 검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검증TF팀을 구성해 쟁점별로 조사 및 분석과 전문가 자문 등을 얻어 문제점을 검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앞으로 계획의 적정성 관련 쟁점, 조류충돌 및 서식지 보전, 숨골·동굴 및 수자원, 소음, 법정보호종 등 생물다양성 보전, 경관 등 입지 타당성 관련 쟁점, 비용편익 분석 등 경제성 쟁점, 주민수용성과 절차 쟁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자체 분석과 함께 분야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서 문제점을 검증해 나갈 뜻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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