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제주의 갖가지 체험장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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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임
  • 승인 2023.03.0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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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Happy Song] 제17화

제주에는 여느 도시와 비교되는 색다른 체험장이 많다. 아마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겨울철 귤따기 체험장이다. 특히 자녀와 함께 온 관광객이라면 귤따기 체험은 필수사항일 것이며,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온 관광객이라면 귤밭에서 근사한 체험 사진을 찍으며 우정을 혹은 사랑을 확인할 것이다. 또한 키위 체험장도 성행하고 있다. 제주 키위는 하우스에서 재배되는데, 골조 선반 위로 줄기를 뻗어 올라간 키위는 주렁주렁 열매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제주에는 열대과일을 재배하는 곳이 많아서 바나나 따기 체험 등이 있다. 동물 먹이주기 체험도 많다. 앵무새, 알파카, 노루, 염소, 토끼, 조랑말 등 다양한데, 그중 으뜸은 ‘휴애리’에 거주하는 아기 흑돼지인 듯싶다. 아기 흑돼지 수십 마리가 엉덩이를 실룩샐룩하며 미끄럼틀에 오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그 예쁜 아기 흑돼지들한테 먹이주기까지 하면 까르르 웃음이 터진다. 흑돼지들이 미끄럼틀 타기를 좋아하는지는 다른 문제이기는 하다.

주렁주렁 달린 키위. 정경임
주렁주렁 달린 키위. 정경임

# 제주에 올리브 농장이 있다?

요즘에는 색다른 농장 체험장이 생겨난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에 있을 법한 올리브 농장이 그중 하나다. 풍부한 햇빛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는 올리브 이파리와 열매를 제주도에서 만날 수 있다. 다만 올리브 사이다와 올리브유, 올리브 마말랭을 생산하는 올리브 농장 주인은 제주 땅값이 너무 비싸서 올리브 절임을 생산하면 생산단가가 안 맞는다고 한다. 제주에 올리브 농장이 20여 개가 넘는다니 제주의 햇살과 지중해의 햇살이 맞닿는가 보다. 이참에 필자도 치유 체험장 구상을 한번 해보았다. 현재는 가능성과 실현성을 가늠하는 정도인데,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든다. 우선 상호명을 정해봤다. ‘쯔미야’, 이 상호는 ‘쯤이야’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도시에 살 때는 ‘그런 걸 내가 어떻게 해?’라고 반문했을 것 같은 체험을 시도하는 체험 위주의 치유 농장이다. 숙박과 체험을 한 곳에서 책임진다. 두 번째로 공지사항을 적어봤다. ‘쯔미야’ 체험활동은 체험이 가능한 계절에 방문해야 하며, 체험활동을 할 수 없는 때에는 그때그때 기발한(?) 체험을 발굴할 것을 약속드린다. 예를 들어 동백꽃 구경하기, 현무암 가루를 넣어 까만 도자기 만들기, 특이한 음식 먹기 등등.

풋대추처럼 곱상한 올리브 열매. 정경임
풋대추처럼 곱상한 올리브 열매. 정경임
제주 올리브 스탠다드 코티너스 대표가 의뢰하여 만든 제주 내 올리브농장 맵.
제주 올리브 스탠다드 코티너스 대표가 의뢰하여 만든 제주 내 올리브농장 맵.

# 이런 것쯤이야 해볼 만하지 않을까

만보쯤이야 요즘은 걷기 앱이 많아 생활걷기를 실천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도 여전히 만보 걷기는 어려운 과제인 듯하다. 그래서 “쯤이야”를 시도해 보자. 햇빛 쨍쨍한 여름에는 숲이 있는 한라산 둘레길, 곶자왈, 치유의숲, 오름 등지를 걷고, 바람 시원한 봄가을에는 앞이 탁 트인 바당길 걷고, 겨울에는 그날그날 날씨 봐가며 숲이랑 바당이랑 골라서 걸어보자.

고사리쯤이야, 제주를 대표하는 봄 수확물은 단연코 고사리다. 3월 중순부터 6월 하순까지 제주의 오름이나 들판에는 고사리가 쭉쭉 올라온다. 제주 들판에는 억새풀도 많고 찔레 덩굴도 많다. 그 틈새에서 고사리가 높은음자리표의 콩나물 대가리처럼 꼬투리를 내민다. 그 모양이 얼마나 귀여운지~ 고사리 체험은 언제나 즐거운 야외활동이다.

식물키우기쯤이야, 농장에 머물면서 식물 가꾸기를 한다. 초록 식물을 보살피고 꾸며주는 체험을 통해 내 몸도 초록초록해지니까. 더불어 땅 고르기, 잡초 뽑기, 심기 등 방문 시기에 알맞은 식물 키우기를 할 수 있다. 식물 키우기에 젬병인 방문자는 농장 청소를 대신한다. 일일 농장 일꾼이 되었으니, 일당 지급은 당연하다.

작물수확쯤이야, 농장에서 자라는 여러 작물들은 아마도 주로 주인장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닿았을 것이다. 이 작물들의 수확 시기에 방문하는 분들은 수확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고구마나 가지는 찌거나 구워 먹고, 감자나 옥수수는 쪄서 먹고, 상춧잎과 깻잎은 쌈을 싸서 먹는다. 이 정도면 작물수확의 대가!

보말줍기쯤이야, 제주 바다에는 많은 구역이 해산물 채취 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래도 찾아보면 보말 주울 곳은 있다. 보말도 그 종류가 다양한데, 원뿔형의 큰 보말(이것이 가장 귀한 몸)도 있고, 둥글면서 자잘한 보말(요것은 바늘로 빼기는 쉬운데, 살점이 작아 한 바구니를 주워 와도 밥공기 하나 채우려면 허리가 휜다~)도 있다. 이것 말고도 제주 바다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소라 종류가 많다. “보말줍기쯤이야”를 도저히 못 하겠는 방문자는 게를 쫓아다녀도 무방하다. 잡아온 게로 튀김도 해줄 수 있다. 게 튀김과 맥주는 상생관계일까, 아니면 상극관계일까?
 

# 제주는 치유하기에 최적화된 공간

이와 같은 사업 구상은 사실 책상머리에 앉아서 그동안의 경험을 상기하며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구상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느냐이다. 장소 선정과 꾸미기, 텃밭 만들고 가꾸기, 체험 프로그램 다각화하기, 체험장 알리기, 무엇보다 체험활동을 통해 치유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제주는 물론 전국에서 치유 관련 프로그램과 체험장이 늘고 있다. 외국에서도 나무와 허그 하기, 동물과 친애하기 등 다양한 치유 체험이 등장하고 있다. 결국 인간우위, 인간독존으로 치달은 세상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치유가 필요해진 것이다. 제주는 일차적으로 자연 그 자체에 치유 효과가 있으며, 나아가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치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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