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제주 사람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제주 사람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2.12.1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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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계생·이혜영 공저 ≪제주사람 허계생≫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1953년 계사년에 태어난 허계생씨. 나이 일흔인 허계생씨, 아니 허계생 삼춘은 굴곡진 현대사를 닮았다. ‘삼춘이영 조케영’이라는 TV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활약하기도 한 말씀 잘하는 삼춘이다. 그 삼춘의 이야기가 책이 되어 나왔다.

허계생 삼춘의 입말은 고스란히 기록됐다. 기자로 활동하다가 제주에 정착한 이혜영씨가 삼춘의 입말을 글로 풀어냈다. 그렇게 나온 책은 ‘한사람 생활사’라는 부제를 단 ≪제주사람 허계생≫이다.

이혜영씨는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싶다는 계생이 삼춘을 도우려고 구술 기록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심층 인터뷰로 이어지고, 해설이 곁들인 책으로 나왔다. ≪제주사람 허계생≫은 그렇게 해서 허계생 삼춘과 이혜영씨의 공저가 됐다.

≪제주사람 허계생≫은 삼춘이 말하듯 기록되어 있다. 입말을 그대로 살려 제주어로 풀어냈다. 삼춘의 입말을 잠시 들어보자.

“우리 잔친 리사무실에서 했지. 옛날 리사무실 쓰레트집 헹 그 마당에서 잔칠 하는 거라. 그디 안에서 허영. 사람들 베끝에도 왕왕작작허영. 집에 오랑 밥들을 먹젠 허난 우리 사춘동서가 몬저 상을 받아리. 그 다음엔 나도 상 받앙 앉안. 베끝에는 아이들은 조랑조랑 각시상 거 얻어먹젠. 문 베 끝에. 게난 밥을 먹젠헤도 밥이 먹어질 거가. 그 아이들 먹어살거 아니가. ᄃᆞᆨ괴기영 돗괴기영 아이들 쥐어주고, 나는 그거 먹어지지 아니헹.”

결혼식을 올린 뒤 잔치가 벌어진 풍경을 허계생 삼춘의 입말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결혼식을 마치고 집에 와서 각시상을 받았는데, 그걸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주고 만 이야기다.

≪제주사람 허계생≫은 삼춘의 이야기가 끝나면, 궁금증을 풀어주는 해설을 달고 있다. 결혼 이야기인 경우 제주의 특이한 풍습을 소개하고, 제주의 출산과 육아, 제주도와 돼지, 제주의 감귤 등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친절한 해설을 만날 수 있다. 책의 끝부분은 ‘제주어 작은사전’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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