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제주에 실망한 타일러 "해양쓰레기, 제주 앓고 있는 비극"
제주에 실망한 타일러 "해양쓰레기, 제주 앓고 있는 비극"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10.27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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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가족들과 함께 제주 여행, 해양쓰레기 목도
"가족들, 한숨 ... 아름다운 유산에 이러면 안돼"
제주 해양쓰레기, 매년 큰 폭으로 증가
전담 부서 신설 요구 등도 존재
미국 출신의 유명 방송인 타일러 라쉬(Tyler Rasch)가 최근 제주 여행에서 목도한 해양쓰레기 문제를 SNS을 통해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 쌓여 있던 해양쓰레기.
미국 출신의 유명 방송인 타일러 라쉬(Tyler Rasch)가 최근 제주 여행에서 목도한 해양쓰레기 문제를 SNS을 통해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 쌓여 있던 해양쓰레기.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해안에 수많은 해양쓰레기가 쌓여가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방송인인이 ‘타일러 라쉬(Tyler Rasch)’ 역시 제주 여행하고 난 뒤 해양쓰레기기 문제를 지적, 경종을 울렸다.

‘비정상회담’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출신의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최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제주를 여행하고 난 뒤, 제주의 해양쓰레기 문제를 지적하는 후기를 남겼다.

타일러는 후기를 통해 “얼마 전 가족이 한국에 왔을 때 제주에 놀러 갔다”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 기대를 하고 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명소를 벗어나면 쓰레기로부터 자유로울 틈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타일러는 그러면서 “어업 하시는 분들이 버리시는 폐어구, 미끼통, 식품포장재, 스티로폼 등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며 “가족들은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유산과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이러면 안된다고 실망하고 갔다. 마음이 아픈 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짧게 메인 관광지만 보고 다녀가는 분이라면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제주 해안가를 따라 무작정 걷다보면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 금방 깨닫게 된다”며 “대책이 필요하다. 치우는 것도 꾸준히 치워야 하지만 쓰레기를 흘리고 다닐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일러는 또 “경제적인 논리로 봐도, 관광수익을 저해시킬 우려가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는 울릉도처럼 대한민국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지역들이 접근성이 좋아지고 관광열풍이 불텐데, 제주가 앓고 있는 비극을 겪지 않도록 난개발을 초래하는 빠른 성장보다는 자연을 아우르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꾸준한 발전에 집중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타일러의 이와 같은 글에 수많은 누리꾼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많은 이들이 “제주도에 갔을 때 해변에 쓰레기가 많이 보였고, 쓰레기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없었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이 외에도 페트병과 일회용 커피컵 등도 바다에 너무 많이 떠 다니고, 해양생물의 뱃속에서 페트병 등이 나오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돼 버렸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어떤 이들은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인 동시에 세계지질공원 등으로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쓰레기가 많이 보인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의 지적처럼 제주도내에서의 해양쓰레기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출신의 유명 방송인 타일러 라쉬(Tyler Rasch)가 최근 제주 여행에서 목도한 해양쓰레기 문제를 SNS을 통해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 쌓여 있던 해양쓰레기.
미국 출신의 유명 방송인 타일러 라쉬(Tyler Rasch)가 최근 제주 여행에서 목도한 해양쓰레기 문제를 SNS을 통해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 쌓여 있던 해양쓰레기.

해양수산부에서 운영하는 해양환경정보포털에 따르면 제주도 일대 해양쓰레기는 지난 10년간 큰 폭으로 늘어왔다. 2012년 제주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모두 1만145톤이었다. 그러부터 10년이 지나는 동안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두 배로 늘어 지난해에는 2만2082톤이 기록됐다.

이렇게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대부분 해안에서 나왔다.  2만2082톤의 93%에 달하는 2만472톤이 해안가에서 수거됐다. 바다 위를 떠다니던 부유쓰레기는 469톤이 수거됐고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침적쓰레기는 512톤이 수거됐다.

특히 여름철에는 제주 북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해안으로 상당히 많은 양의 해양쓰레기 떠밀려 와 일각에서는 쓰레기장을 방불케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등 행정당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쓰레기 등을 수거하기 위해 바다 환경지킴이 등의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기간제로 바다 환경지킴이 등을 고용,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수거 활동보다 더 많은 쓰레기들이 제주 해안에 쌓이고 있는데다, 이와 관련된 각종 보조금 사업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존재한다.

아울러 제주도 등에 해양쓰레기 등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도내 해양쓰레기 관련 사항은 제주도 해양수간국 내에 있는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팀에서도 해양쓰레기 담당자는 1명에 불과한데다, 이 1명이 해양쓰레기 이외에도 10여개의 업무를 복합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양쓰레기의 처리와 관련해 다양한 정책적 방안 마련 등에서 어려움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등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제주도내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 수준의 전담 부서가 있어야 한다. 전담 부서가 없다보니 예산마련도 쉽지 않고, 수행하기 쉬운 사업들만 진행하려고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문제 해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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