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시위 1회당 500만원? "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제주도정 규탄"
시위 1회당 500만원? "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제주도정 규탄"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10.25 12: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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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제주도청 앞에 모인 시민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집회시위 1회당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취지로 월정리 주민에게 소송이 제기되며, 시민들이 문제 제기에 나섰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보장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주도정이 민간 업체를 내세워 억압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25일 오전 10시, 800여명 시민들의 연대로 구성된 ‘민간 뒤에 숨어 갈등 이익 보는 무책임한 제주도정을 규탄하는 사람들’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주도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진행되기 전, 제주도청 건물로 진입할 수 있는 정문은 청원경찰에 의해 봉쇄됐다. 기자회견을 도청 건물 앞에서 하지 말고, 주차장을 지나 정문 밖으로 나가서 하라는 청원경찰의 요구에 시민들의 항의도 있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현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처리용량을 기존(하루 1만2000톤)보다 2배(하루 2만4000톤)까지 증설할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2017년, 2020년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문화재청을 통해 받았는데, 허가서 관련 문제 등 각종 논란이 일게 된다. 이에 공사는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러던 중 2022년 6월경 돌연 공사 업체는 올해 월정리 주민을 대상으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 이에 지난 10월 17일에는 월정 주민들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공사허가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하수처리장 허가 과정에서 위법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취지다.

이어 열린 10월 25일 기자회견. 회견의 주체는 대한민국 800여명 국민들이다. 이들은 연대를 통해 제주의 월정리 문제에 공감한다 밝혔다.

이들 시민들은 월정리 주민에게 제기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 뒤에 제주도가 있을 거라고 본다. 주민에게 날아온 소장에 제주도가 발행한 문서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등 정황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25일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은 “제주도정이 국민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시민의 말할 권리를 억압하고 있다” 강조했다. 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맡은 시공사가 마을회를 상대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시위 한 번에 500만원 배상이라는 취지의 소송을벌인 것은 “인구 700남짓 월정리 작은 마을에 떨어진 날벼락”이라는 설명이다.

시민들은 “더 큰 문제는, 문제를 야기한 진짜 주체(제주도정)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전적으로 제주도에 의해 통제되고 있음에도, 공사 업체는 제주도가 아닌, 주민에게 공사 중지에 의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이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은 제주도가 벌이는 소송이나 다름없다”면서 “단순히 금전적 손해를 묻는 소송이 아닌, 질문하는 자를 묶어두려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정이 주민들을 하찮게 보고, 대화할 상대로 보지 않고 있기에 이처럼 공사 업체 뒤에 숨어 ‘시위 1회당 500만원 배상’이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는 견해다.

이에 시민들은 “제주도는 당장 업체와 함께 논의해서 소송을 중단해야 한다” 말하고 있다. “시민과 소통하고 논의해서 용천동굴 보호구역에 동부하수처리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시민들은 아래 다섯 가지 사항을 제주도정에 전하고 있다.

-시위 한 번에 500만원, 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제주도정 규탄한다

-월정리 시민에게 가해진 억압, 다음은 어디인가. 시민 억압 중단하라

-오영훈 도지사는 공사업체 뒤에 숨지 말고, 당장 나와라

-민간 뒤에 숨어 갈등 이익 챙겨가는 무책임한 제주도정은 시민에게 사과하라

-의혹투성이 세계유산 용천동굴의 진실, 시민들과의 공동조사로 밝혀내라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들은 오영훈 지사에게 전하는 면담요청서를 제주도청 강기종 비서관에게 전했다. 강 비서관은 11월 7일 정오까지 면담요청서 내용을 검토한 후 답변을 주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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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2022-10-25 19:11:43
세계적 희귀 용천동굴 보호구역내 분뇨하수처리장, 온갖 문제가 제기 되고 있고 미확인 동굴이 존재가능성도 높은 곳인데 증설공사, 주민들이 반대에도 공사강행. 이제는 증설공사 중단하고 보호구역내 처리장 철거를 검토해야 할 때 인 것 같습니다